지역 소식

대구문학관이 지난 10월 30일(목) 개관했다. 대구는 민족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빙허 현진건, 고월 이장희 등 우리 문학사에 새겨진 별들을 배출한 도시이다. 한국전쟁 때는 오상순, 조지훈, 박두진, 구상, 최정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대구에 모여들어 전쟁기 문화수도의 역할을 담당했으며, 대구의 시인 이윤수는 1950년 대한민국 최초의 시 전문지 『죽순(竹筍)』을 창간하기도 했다. 대구는 고금을 막론하고, 문학적 유산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이번 개관은 2008년 6월 16일, 대구문인협회가 최초의 포럼을 열어 대구문학관 건립을 위한 논의의 장을 펼친 이후 6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2010년 1월, 대구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10차례에 걸친 준비모임을 진행하였으며, 2012년 9월부터 대구문화재단이 대구문학 콘텐츠구축사업 업무를 위탁받고, 대구시와 함께 ‘대구문학 자료기증 운동’을 추진하여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문인들의 귀중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 결과 경북대학교 이상규 교수, 아동문학가 하청호 등 60여 명의 기증자로부터 총 15,000여 점의 문학 자료를 기증‧기탁 받아 대구문학 아카이브를 구축하였다.

대구문학관은 대구광역시 중구 중앙대로(향촌동) 옛 상업은행 건물 3층과 4층에 자리 잡고 있다(1층과 2층은 향촌문화관으로 조성). 향촌동은 옛 예술가들의 활동 무대가 되었던 장소성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개관한 대구문학관의 주요한 공간 구성을 소개한다.

대구, 명작의 본향(조형물)
대구에서 발행되어 한국 근대문학의 토대가 된 시 동인지 『죽순』을 모티브로 한 대구문학관의 상징조형물 ‘죽순’은 대구가 한국 근대문학의 태동을 가져온 명작의 고향임을 상징한다.

작가와의 동행_대구란, 문학이란, 인생이란
문인들이 찾던 술집과 다방, 그들이 표류하던 좁은 골목길은 대구 문학이 걸어간 골목길이기도 하다.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골목길을 걸으며 그들의 상징적 이미지와 작가들이 생전에 언급했던 대구, 문학, 인생과 관련된 어록을 길 위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대구문학 아카이브_대구, 문학을 꽃피우다
대구 문학의 발자취와 작가들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대구문학 아카이브로, 대구 문학을 빛낸 거장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나는 공간이다. 근대문학이 태동하던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 문학의 발자취를 시대순으로 조명하였다.
  ▶여명을 향한 발걸음 일제강점기_1920~30년대
  ▶민족문학의 모색과 이념적 갈등_광복기
  ▶문학의 활로와 새 지평을 열다_1960년대
  ▶씨 뿌린 사람들: 1920~60년대까지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한 작고 문인 47인을 시대 순으로 소개하고, 한국 근대문학 희귀본을 전시

명예의 전당
대구 문학을 빛낸 빙허(憑虛) 현진건, 상화(尙火) 이상화, 고월(古月) 이장희를 소개하는 공간을 별도로 조성하였다.
  ▶현진건: 『개벽 5호』 첫 단편소설 「희생화」 수록, 『조선문단 5호』 「B사감과 러브레터」 수록
  ▶이상화: 『개벽 70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수록, 『문장 폐간호』 이상화의 마지막 시 수록
  ▶이장희: 『상화와 고월』 백기만 소개로 동인 참가, 『금성 3호』 「봄은 고양이로다」 수록

종군 문인 방송체험
전쟁 당시 시대상을 소개하고, 종군 문인 방송 체험을 통해 문학의 이름으로 조국을 지켜야 했던 종군 문인이 되어볼 수 있는 체험코너를 마련했다.

명작 갤러리
대구 문인들의 주요 시작과 작품들을 감상하고, 나만의 명작을 만들어 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명작과 춤추다_희, 노, 애, 락
희, 노, 애, 락의 감정에 따라 나만의 공간에서 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명작스캔들
명작 탄생의 배경이 되었던 대구의 시대상과 치열한 삶을 살았던 작가의 에피소드, 명작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로 대구 문학과 소통할 수 있는 복합 영상 공간이다. 대구 문학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사건인 「거화(1917년)―죽순(1946년)―향촌동시대(1950년 후반~1960년 초)」를 모티브로 한 대구 문학의 뒷이야기와 「씨 뿌린 사람들」의 문학적 감성과 정서를 바탕으로 제작하였다.

행복한 문학 서재
대구 문인들의 서적과 다양한 문학 서적들을 열람할 수 있다.

즐거운 문학 공방
나만의 엽서를 만들어 우체통에 넣으면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 주는 ‘느리게 가는 편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화 감상방
그림 동화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동화 감상방 안 책꽂이에 꽂힌 책등을 쓸어내리면 스크린에 동화가 구연된다.

동화·동시 구연방
가족이 함께 동시·동화를 구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울러, 대구문학관 개관을 바라보면서 “대구문학관이라면 적어도 대구근대역사관 크기는 돼야 체면이 선다. 자료의 수집과 관리, 전시 그리고 교육 기능과 문인들 사랑방 역할 등, 이 정도는 돼야 작동이 가능하다(매일신문 이동관 문화부장)”는 등 지역 문단과 언론에서 문학관 기능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실정이다.

Q. 대구문학관의 특징을 설명해 주십시오.

일제강점기, 시(詩)로써 저항하고 소설로써 민족혼을 불 지펴온 문단의 선각자들과 고난의 시대였던 1950년대 전후문학을 꽃피워낸 '예향 2세대' 작가들의 열정은 대구의 사그라지지 않은 정신적 불씨였습니다. 대구문학관은 이처럼 근대문학이 태동하던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대구 문학의 발자취와 작가들을 총체적으로 조명함과 동시에 대구 문화콘텐츠 생산의 거점을 지향하는 다양한 문학 체험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구문학관의 상징조형물 ‘죽순’처럼 대구가 한국 근대문학의 태동을 가져온 명작의 고향임을 되새기고 대구문학의 작가나 작품 관련 유물을 소장하는 수장고적 기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시 담론을 생성하고, 문화콘텐츠 생산의 거점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복합문화예술시설을 지향하게 될 것입니다. 대구문학관이 운영의 묘를 살려 작지만 의미 있고, 특색 있는 문학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대구문학관 운영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대 구문학관의 기본적인 운영 방향은 문화콘텐츠 생산의 거점으로서 시민과 소통하는 문학관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대구문학관에서 보유한 문학 콘텐츠를 활용한 콘텐츠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구가 지닌 문화적 자산을 콘텐츠화하는 상설·기획전시를 개최하여 문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한 시민·청소년 대상의 인문학 강좌,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구지역의 문학 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_문학 체험’ 교육 프로그램, 국내의 대표적인 문인과 평론가 등의 ‘명사 특강’ 등 다양한 문학 강좌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문학 콘텐츠 생산과 향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또한, 교육청 등과 연계한 청소년 단체관람을 통해 생생한 문학 현장체험을 제공하는 청소년 문학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하고자 합니다.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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