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l 도대체 내 곡을 제대로 연주할 단체가 있나 VS 연주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곡이 과연 있나

창작음악 관련 이슈 중 누구도 쉽사리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나, 실제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빈번하게 오가는 질문이 바로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10월 초 (사)한국작곡가협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ARKO한국창작음악제(이하 아창제) 참여 작곡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단적으로 확인되는 상황이다. 아창제의 발전을 위해 작곡가들이 개선할 사항으로 제시한 사항 중에는 연주회 수준이 단연 압도적(평균 61.5%)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참여 작곡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재연 노력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28.5%) 역시 중요한 사항으로 제시되었다. 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해석하자면, 4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아창제 사업이 연간 단 두 번의 공연만으로 순간 시끌벅적하고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 어린 당부가 담겨있는 현장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졌다.
실상 이러한 고민은 2012년부터 아창제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줄곧 이어져왔다. ‘초연이 곧 마지막 연주’라는 암울한 등식이 성립하고 있는 우리 창작음악계에서 지속적으로 창작음악이 연주되어 작곡가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관객들에게는 창작음악에 대한 시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사항이다.
지난 5월 아창제는 호기롭게 ‘세계무대 진출’의 기치를 내걸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 이래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했다. 처음 참가하는 아트마켓(Classical Next)이었지만 그곳에서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6월에는 KOTRA에서 주최하는 2014 코리아 서비스 콘텐츠 마켓에도 초청받아 해외 각국의 단체와 함께 하면서 우리 창작곡이 문화콘텐츠로서 세계 시장에서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찾은 우리의 결론은 어찌 보면 자명했다. 바로 곡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 그것은 계속해서 지휘자에 의해 재해석 되어 연주되고, 평론가와 관객들의 감상을 접하며 작곡가는 수정을 거듭하는 그 과정 자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특정한 절차를 거치면 불후의 명곡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증할 수 없으며, 특히 공공의 지원정책 방향은 지나친 결과 지향 주의와 조급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아창제는 우리나라 창작곡의 지속적인 연주를 위해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더욱 홍보를 강화하고, 관련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예술자료원과 협력하여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 연주단체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길 기대한다.

[관련 링크]
※ 아창제 공식블로그 바로가기 blog.naver.com/musica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