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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이슈

도시발전의 문화적 전략

이종열(한국문화정책학회장, 인천대 교수)
  • 뉴욕 맨해튼
    뉴욕 맨해튼


l 도시발전전략 패러다임의 변화

현대사회는 글로벌 사회이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한 세계화의 현상은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도 국가 간의 이동을 증대하고 있다. 각 국가의 도시들은 상호 경쟁체제 속에 편입되었으며, 이에 따라 각 국가의 주요 도시들은 종래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류 발전 역사를 여러 가지 기준에서 구분이 가능하지만 한 가지 일반적인 구분은 전산업 단계, 산업 단계, 후기산업 단계이다. 이 구분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산업적 요소이다. 전산업 단계에서는 농업, 수공업, 상업 등이 중요하였으며, 산업 단계에서는 제조업 중심의 대량생산의 산업이 중요한 특징이었으며, 후기산업 단계에서는 전통적 제조업 외에 첨단 기술적 산업, 금융, 문화 등이 중요한 특징을 구성한다. 산업 단계의 주된 생산 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었으며 일과 생산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후기산업 사회에서는 문화, 여가산업, 도시 어메니티 등이 중요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하였다. 이제는 과거의 일과 생산에서 여가와 소비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Clark, 2014: 189, 226).
이러한 세계화 속의 도시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도시발전의 전략 모색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도시발전의 문화적 전략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은 도시개발에서 문화적 요소의 영향을 식별하고, 문화예술과 소비의 영향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통한 도시개발 전략을 논의하는 것이다.
뉴욕, 런던, 파리 등을 비롯한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보면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산업도시로서 성장하기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이들 도시들이 글로벌 도시로서 세계문화예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변모하였다. 이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의 공통점은 문화예술적 인프라와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도시가 급성장해 오면서 변화가 지속되어 왔으며, 이것이 지방자치제의 강화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도시 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있다. 도시정부는 도시경쟁력을 위하여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최근 하나의 전략으로서 도시지역의 문화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문화를 통하여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형성하여 도시의 특수성을 부각시키고 이를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의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종래 경제적 가치에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중요시되었다면 이제 상징가치(symbolic value)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Zukin 2010). 이러한 시각은 도시문화를 단순한 문화적 삶의 향유라는 소비적 관점에서 생산성을 지닌 경제적 관점으로의 확대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Zukin(1995)은 도시발전에서 상징경제(the symbolic economy) 개념을 사용하여 경제기반으로서 문화요소를 강조한다. 뉴욕 맨해튼을 상징경제의 예로 들면서 공공장소를 문화상징과 기업투자자본의 혼성물로 여긴다. 도시발전은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 경제요소들의 혼성 방식에 의존하지만 최근에는 장소를 어떻게 상징적으로 조작하는가에 더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장소의 상징적 조작에는 전통적인 산업보다는 창조적 기술에 기반한 문화여가산업(entertainment industries)이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이는 연성의 힘(soft power)을 강성의 힘(hard power)보다 더 중요시 여기는 관점이다. 이 연성의 힘에는 박물관, 도서관, 문화예술축제, Starbucks 등과 같은 소비적 경제가 중요하게 차지하게 된다. 공간이 생산의 장소로서가 아니라 상징의 장소로서 작용하면서 문화가 공간의 프레임을 결정짓는 수단으로 작용하여 연성의 힘을 창조한다(Zukin 1995).
Liao Shin-Chang(2010)은 도시발전에 있어 문화적 자산을 “도시자본(urban capit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도시자본으로서 자연문화자본, 유산문화자본, 교육문화자본, 창조문화자본, 노동문화자본 등을 제시하였다. 그는 도시자본을 적용하여 Taipei시를 분석하였는데, 도시발전단계에서 문화발전이 Taipei시를 상징정치에서 상징경제로 전환시켰다고 주장하였다. 문화산업이 상징경제의 핵심으로서 도시발전에서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도시가 상징경제의 장소로서 관광 여가의 중심지로 변화하였다.
한편 도시발전에서 어메니티(amenity) 개념1) 이 적용되어 그 중요성이 주장되고 있다. 어메니티 요소에는 아름다운 경관과 같은 자연적인 것과 유명 건축물과 같은 인공적인 것을 포함한다. 맑은 공기와 같은 일부 어메니티 요소들은 도시지역의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친다. 순수 공공재는 공유되며 공동으로 소비될 뿐만 아니라 배제에 따르는 비용이 크다. 순수한 어메니티 요소에는 기후의 질과 같은 비생산 공공재가 지칭되지만 실제로는 교육이나 공공안전과 같은 정부서비스가 포함된다. 현실적으로는 순수공공재와 순수 사적재는 소수에 불과하며 그 중간에 속하는 재화와 서비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l 도시 어메니티의 중요성

시카고 대학의 Clark은 도시발전에 대한 이론으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그는 도시발전에 대한 기존의 생산요소 측면에서 소비 측면과 어메니티 요소를 새로운 도시발전의 추동력으로 강조하였다.
그는 어메니티 요소를 크게 자연적 물리적 어메니티, 인위적 어메니티, 사회경제적 구성요소와 다양성, 주민의 가치와 태도 등으로 분류하였다. 물리적 어메니티에는 기후, 습도, 기온, 물 접근, 전반적 자연적 매력 등이 포함된다. 인위적 어메니티에는 연구 도서관과 같은 대형 기관의 수, 오페라, 고서 또는 희귀서점과 같은 소규모 기업, 쥬스 바, 대형 할인마트, 스타벅스, 자전거 도로 등이 포함된다. 사회경제적 구성요소와 다양성에는 주민의 소득과 교육 수준, 외국인, 히스패닉, 아프리카 아메리칸, 게이 비율 등이 포함된다. 주민의 가치와 태도에는 우호성 또는 적대감, 관용성, 모험성, 개인주의, 기타 특성 요소들이 포함된다.
도시 어메니티 요소는 올림픽이나 고대도시들에 대한 포럼에서 가끔 논의가 이루어져 왔지만 그동안 도시성장분석에서 거의 간과되었다. 이러한 시각은 특히 북유럽이나 미국에서 지배적이었는데 그 이유는 이들 국가들의 경우 개신교의 영향으로 인해 “비노동”이 죄악시되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들 국가들은 알코올을 엄격히 금지하였거나 면허를 통해 엄격히 규제하였다. 그러나 도시연구자들은 최근 도시개발에서 어메니티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하였는데, 컨벤션센터(Strom, 2002), 고층 빌딩(Zukin, 1982), 관광지(Judd and Fainstein, 1999) 등이 논의되었다. 이러한 어메니티 요소의 부상으로 인하여 심지어 마르크스주의자나 후기 근대론자들에 의해서도 어메니티 요소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디지니화(Disneyfication)로 해석되기도 하였다(Harvey, 1990).
어메니티 요소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어메니티 요소 중 박물관이나 레스토랑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에 대해 지역발전의 이론의 달라진다. 지역발전에서 어메니티 요소를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준 사적재로 분류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배제가 가능하며 사용자 부담금이 부과된다. 일부 전통적 이론가들은 레스토랑의 어메니티 요소를 간과한다. 이들에 따르면 레스토랑은 단순히 순수한 사적재인 음식을 개별적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경제 행위 주체로 본다. 그러나 주거지와 일터 선택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레스토랑은 단순한 음식 소비처가 아니다. 브랜드 있는 레스토랑(예를 들면 VIPS나 Outback 등)의 입지는 지역의 장소적 맥락을 재규정해주며 이는 심지어 레스토랑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이러한 어메니티 요소들은 도시의 지역적 상황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를 것이며 이들의 누적적 효과는 개인이나 기업의 입지 선택 결정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인구증가나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의 논리는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전통적 경제적 결정주의”를 뒤엎는 것이다. 경제적 결정주의에 따르면 개인이나 도시가 더욱 부유해지면 그들은 더욱더 사치품을 소비하게 되고 (예를 들면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외식) 이에 따라 사치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번창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 시각에 따르면 상류층이 레스토랑의 증가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어메니티 접근은 고전적 경제 중심적 접근에 도전한다. 전통적 이론에 의하면 생산요소가 풍부한 지역이 더 많은 직업을 창출하고 이는 차례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인적 자본이론에 따르면 재능 있는 사람들이 혁신과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메니티 이론에 의하면 어메니티가 특별히 재능 있고 혁신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이들은 특성상 더 유동성이 높은 사람들이다.2) 따라서 인적 자본이론은 인적 자본이 어디에 그리고 왜 입지하는가에 대한 설명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주장은 정책적 시사점이 있다. 즉 많은 도시정부가 재정곤궁을 겪으면서 보조금을 삭감하고 시장 중심적 관리를 지향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 하에서 자신들의 조세기반을 확충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사용한 전략은 조세 유인과 같은 기업에 대한 보조금, 토지 합병 등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러한 전통적 기업 지향적 유인 전략은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l 도시발전을 위해 생각해 볼 점

유럽사회에서는 이미 1950년대부터, 미국사회에서도 1970년대부터 문화예술을 도시개발의 중요한 도구로 인식하였다. 이들 도시에서는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공동체 의식의 강화, 시민참여의 증진, 시민접근성 제고 등이 모색되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문화예술의 경제적 영향이 중요하게 고려되기 시작하였다.
도시발전 논의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점들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사회에서 문화경쟁은 바로 경제적 경쟁과 직결된다. 문화는 경제며 경제는 문화인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소비와 생산이 동전의 양면으로서 동시에 작용하는 시대에서 정부의 문화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하게 확대되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말했지만 “바보야 문제는 문화야”라는 말을 숙고해야 한다.
둘째, 도시지역발전에서 전통적인 경제성장이론과 인적자본이론에 더하여 문화예술 및 어메니티 이론이 중요하다. 종래 도시발전을 위한 경제적 및 인적 접근에 더하여 문화예술적 전략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셋째, 어메니티 요소의 영향력은 총체적으로는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어메니티 하위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상황적 맥락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노인계층의 어메니티 영향은 타 계층과 다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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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학자들은 어메니티를 “비시장 거래”(Glaeser, 2000a)로 부르기도 한다.
2) 많은 국가에서 세계화의 관광 추세에 따라 청정 휴가지역(남미 국가들), 문화역사지(중국 등) 등의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관광은 일부 국가에서는 가장 큰 산업이 되었다.
    시카고의 경우 문화와 엔터테인먼트가 가장 큰 산업이 되었으며 뉴욕의 경우 금융 다음으로 큰 산업이다.

이종열
이종열

미국 NYU, CUNY에서 공부하였으며 현재 인천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자체평가위원을 역임하였고,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 및 단체 경영평가 단장과 한국문화정책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화관련 주요 저서로는 『문화행정론, 공저』(문화부 우수도서 선정), 『한국다문화사회의 이슈와 정책, 공저』, 『Can Tocqueville Karaoke?, 공저』, 『The Politics of Urban Cultural Policy, 공저』 등이 있으며 그 외 SSCI 등에 게재된 많은 학술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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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