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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기초예술 창작 및 예술문화공동체의 미래
정부의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에 발맞추어 추진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5년 예술창작 지원사업의 추진방향을 창작 여건 조성, 집중·지속 지원, 해외교류 확대, 프로그램 협업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전통예술 분야의 추진 과제와 전망과 함께 일상 속 예술 활동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대전 지역 생활문화공동체사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서 우리 문화예술의 내일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본다.
2015년 국악계 전망

유은선 (국악방송 본부장)
  •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 다스름
    다스름

2015년은 광복 70년이 되는 해이다. 어느 때보다도 국악과 전통문화의 활약이 기대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불수교 130년, 한일수교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안으로 전통문화의 가치를 굳건히 하고, 해외 문화 교류의 차원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l 역사의 한 고개를 넘는 국·공립 단체들

올해는 국·공립 단체들이 특히 활발한 활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 1965년 한국국악예술학교 부설 국악관현악단으로 발족해 서울특별시 산하 단체로 편입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국악관현악’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으며, 창단 반세기를 맞은 올해를 재도약의 시기로 설정하고, 지난해부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작업들을 추진해왔다. 우선 2014년 12월에 예술인들의 치열한 예술혼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금시조〉를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보다 완벽한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미래 국악을 선도한다는 입장에서 차세대 음악을 이끌어갈 초·중·고생으로 구성된 미래국악연주단을 구성해 함께 공연하는 한편, 서울시 산하 단체라는 특징을 살려 서울의 인문지리적인 면과 관련된 음악들을 모아 새롭게 구성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오천(五天)의 판소리〉 공연은, 시민들이 국악을 좀 더 가깝고 편리하게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올해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뒤를 이어 국악관현악의 전성기를 이끈 KBS국악관현악단이 창단 30주년이고, 다양한 개량악기들을 선보이며 국제적이고 젊은 분위기의 음악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국립국악관현악단도 창단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국악관현악은 초창기에 서양음악의 틀을 가져와 전통음악의 발전에 돌파구 역할을 담당하고, 창작국악 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나 근래 기존의 형식에 안주하며 다소 침체된 경향을 보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시점이다. 각각 새로운 10년, 100년을 바라보며, 창단 당시의 정신을 되살려 새롭게 발전하는 국악관현악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국립국악원은 ‘제2의 개원’이라는 모토로, 기존의 무겁고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젊고 현대적인 음악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옥 형태의 좌식 극장인 풍류사랑방에서 춤, 명인들의 무대, 타 장르와의 협업 등 40주간 서로 다른 국악 장르를 선보이며 사랑방 풍류문화를 재현해 내는 것을 비롯해서 어린이 음악극 제작, 유아를 위한 국악놀이 보급 및 유모차 음악회, 찾아가는 렉처 콘서트, 퓨전 국악의 과감한 수용과 창작국악 활성화, 자연음향 공연을 통한 국악 공연의 고품질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해 전주에서 개원한 국립무형유산원의 활약도 기대해 볼 만 하다. 2014년에는 개원을 알리는 데 무게를 두었다면, 2015년은 든든히 다진 조직을 토대로, 내실 있는 프로그램들로 국민들 속에 자리 잡아야 할 때다. 우선 전승지원관리시스템 운영으로 중요무형문화재 공개 행사 등 전승자가 주축이 되는 행사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무형유산 기록화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에 있어서는 지난 해 호응이 좋았던 이수자 展은 공연은 물론 전시 등으로 범위를 넓혀 진행하고, 상설공연 26차례, 교육 프로그램 22개 과정을 통해 무형유산 공연 및 전시의 대중화를 기획하고 있다. 특별·해외 공연 등 예능 종목 공연 기회를 넓히고, 개원 행사로 진행됐던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은 17개국 24편에서 22개국 30편으로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l 서울시의 국악벨트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 국악 발전 종합계획’은 남산-국악로-북촌을 국악벨트로 조성하는 등의 내용으로 국악을 대표 문화관광 상품으로 육성하고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울시는 남산국악당부터 2016년 문을 여는 ‘돈화문 국악예술당’을 거쳐 북촌까지의 구간을 국악벨트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국악예술당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800㎡ 규모로 지어진다. 국악 명소를 발굴해 도보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청계천로·연세로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국악공연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2015년 12월 돈화문 국악예술당 완공을 계획 중이다. 이와 병행하여 이미 수년간 운영에 관한 자문회의를 여는 등 실질적 계획을 토대로 차근차근 진행 중인 상태다. 특히 서울시는 창덕궁 돈화문에서 종로3가역까지 770m 구간을 ‘국악로 문화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국악로는 국악사 양성소, 조선정악전습소 등 국악 교육기관의 흔적 및 판소리 명인 사저 등이 있는 곳으로 이를 통해 인사동과 대학로처럼 주변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국악로 문화지구 지정과 함께 국악 문화·교육 분야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악과 연계할 수 있는 경희궁, 삼청각, 운현궁 등의 운영에 관해서도 좀 더 적극적이고 세밀한 방안에 신경을 써야 진정한 국악벨트가 조성됨을 잊지 않길 바란다.

l 퓨전음악의 단초를 제공했던 실내악단의 활동

올해는 실내악단의 선두주자인 슬기둥이 창단 30주년, 다스름이 25주년을 맞이한다. 슬기둥은 단순 실내악단으로서의 입지가 아닌 국악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끈 단체이기도 하다. 최근의 활동은 다소 미미한 듯 눈에 띄지 못할 만큼 매너리즘에 빠져있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최근 2015 신년음악회의 무대를 장식하며 30주년의 관록을 풀어낼 기대를 모으게 하였다. 다스름은 여성만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으로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국악공연을 실천하며 교육적인 공연과 해외 문화사절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25주년을 맞이하는 올 한해 어떤 활동을 펼칠지 기대해 볼 만 하다. 이와 더불어 현재 개인적으로 또는 임의단체로 운영되는 400여 개의 크고 작은 민간 음악단체의 각기 개성 있는 활동 또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l 이 젊은 음악인들을 주목해 보자

정책적으로 움직이는 국·공립 단체의 활동이 국악 흐름의 큰 줄기라면, 국악인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의 활동은 큰 줄기가 놓칠 수밖에 없는 작은 빈 공간들을 빼곡히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30대 젊은 음악인들은 다양한 음악적 욕구를 바탕으로, 국악 장르의 공간을 확대하며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여성국악 듀오 숨은 피리와 생황을 연주하는 박지하와 가야금을 연주하는 서정민, 단 두 명으로 구성되었지만 다양한 악기 구성과 참신한 음악으로 해외에서 더 주목받고 있는 팀이다. 한국대중음악상 장르 분야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 크로스오버음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잠비나이는 지난해에 두 달간 유럽 14개국에서 공연을 가졌으며, 1월 17일에는 서태지 콘서트의 오프닝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선비들의 악기로만 여겨졌던 거문고로 현대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거문고팩토리는 지난 연말 홍대 앞 클럽에서 〈나를 미치게 하는 거문고〉 등을 연속 공연하면서 젊은이들과 호흡을 함께 했다. 2014년 KBS 국악대상 단체상을 수상한 밴드 고래야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도전기를 담은 영화 〈Whale of a Documentary〉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대중음악과 전통 음악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자 연주자들로 구성된 불세출은 전통음악 안에서 주목받지 않은 소재를 찾아내고 자유로운 실험을 통해 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단체로, 지난해에 옥인상영관, 보안여관 등에서 새로운 풍류를 선보이는 〈종로풍악방〉이라는 공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운현궁로맨스〉, 〈하얀 눈썹 호랑이〉 등 판소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음악극을 만들고 있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는 신선한 시각과 전라도 사투리로 맛을 살린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 〈판소리 독, 톡하다〉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Arko가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 시리즈’에 선정된 젊은 음악인들도 눈여겨보면 좋겠다. 지난해에는 대금 연주자 이아람,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작곡가 양승환이, 올해는 피리 진윤경, 작곡 유민희, 가야금과 노래 이정표가 선정되었다.

l 새롭게 주목하는 전통음악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류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잊혀져 있던 전통 음악이나 의례 등을 발굴하고 되살리는 일은 하나의 트렌드처럼 여겨지고 있다. 종묘제례악과 더불어 조선시대 중요한 국가의례였던 사직대제가 지난해 주목받기 시작해 9월에는 전야제로, 사직대제의 현대적 의미를 살린 〈땅으로부터 명(命): 기원(起源)하고 기원(祈願)하다〉를 공연했으며, 12월에는 국립국악원에서 정조대의 문헌인 ‘사직서의궤’를 바탕으로 한 복원공연을 선보였다. 한편 그동안 5월 첫째 주 일요일에만 거행되던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2014년에는 추향(秋享)의 전통을 살려 11월에도 한 차례 더 거행되었고, 야간 공연도 실시해 밤에 제사를 드리던 분위기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공연들은 공간이 주는 효과와 더불어 우리가 이어온 예악사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며, 해외 관광객에게 우리를 알리는 효과도 높아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시작된 아리랑에 대한 관심은 몇 해째 계속 다양한 공연들로 이어져 왔다. 덕분에 우리는 원 없이 아리랑을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고민해왔다. 이런 현상은 마치 브레이크 없이 굴러가는 수레처럼, 공연 계획에 아리랑을 넣는 것이 하나의 관성이 되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올해도 아리랑은 전통음악 공연의 대명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아리랑에서 시작된 민족의 노래에 대한 관심이 보다 확대되어 민요 전반으로, 더 나아가 민속음악 전체와 국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공연들을 만드는 데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네스코 인류의 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올해는 농악과 관련된 콘텐츠도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l 국악방송을 통한 전통예술 활성화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통공연예술 활동을 더 많은 국민들에게 부지런히 전달하고 있는 국악방송은 라디오 전국화 및 해외사업을 가속화하는 활동을 계획 중이다. 지난해 개국한 광주국악방송(2014. 3. 개국)을 시작으로 올해는 부산국악방송의 보조국 차원에서의 방송국 개국이 이루어지며, 제주국악방송, 대전국악방송 개국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영상 서비스와 연동하여 미국, 중앙아시아, 연변 등 재외동포 지역을 우선으로 라디오, TV 해외사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l 다양한 시각과 공간으로 확대되는 전통문화

기존의 전통음악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창작음악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르자 전통음악인들은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소재를 발굴하거나 색다른 장르, 공연 공간 활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듯이 보인다. 선비들의 사랑방 풍류 음악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던 영산회상 등의 풍류음악도 그동안 국악원 전승의 가락을 탈피해 옛 명인들의 이색적인 가락을 찾아내어 발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이색적인 장르와의 만남을 시도하며 전통적인 국악공연 공간들을 벗어나서 색다른 공간에서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보다 다양하고, 학구적이며, 대중적인 음악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올해 개봉될 영화 〈도리화가〉는 조선 말 판소리 연구가이자 후원자였던 동리 신재효 선생과 최초의 여류 소리꾼이었던 진채선을 다룬 작품이다. 1993년 〈서편제〉가 그랬던 것처럼, 판소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해 본다.  

특히 올해는 재난·폭력 피해자를 위한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이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전통사회에서 정악은 선비들에게 마음을 수양하는 도구였으며, 민속음악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장치였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등으로 온 나라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대부분의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무력감을 느낀 바 있다.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로서 국악인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 계발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르코로고

[기사입력 : 201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