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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문학, 무용 분야의 오늘과 내일
2015년 문학과 무용계를 내다보면서 오늘날 문학 독자층의 감소 원인과 함께 문학 콘텐츠 개발, 오프라인의 가독성과 온라인의 확산성이 상호 결합된 매체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이와 마찬가지로 무용계의 중·장기 과제라 할 수 있는 무용 애호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015년 무용계 중요 과제와 전망

강일중 (공연 칼럼니스트)
  • 오만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춘향> ⓒ유니버설발레단
    오만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춘향〉 ⓒ유니버설발레단
  • 이탈리아와 독일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국립현대무용단의 〈불쌍〉 ⓒ강일중
    이탈리아와 독일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국립현대무용단의 〈불쌍〉 ⓒ강일중

국내에서 일반인 기준으로 볼 때 무용은 비인기 예술 장르이다. 통계수치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얼마 전 발표된 2014 문화향수 실태조사(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71.3%다. 즉, 인구 100명당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연극, 무용을 포함한 공연, 미술 전시, 음악회, 영화, 문학행사 등을 찾은 사람 수가 71.3명이라는 뜻이다.
부문별로는 가장 높은 곳에 영화가 자리 잡고 있다. 1년에 1회 이상 영화를 본 인구의 비중은 65.8%다.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장르는 무엇일까? 무용이다. 수치는 2.4%로, 바로 위에 있는 서양음악(4.9%), 전통예술(5.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극은 그보다 훨씬 높은 12.6%이며, 뮤지컬은 11.5%다.
이런 수치로 볼 때 국내 무용계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무용 애호 인구의 저변 확대라고 볼 수 있다. 좋은 작품의 지속적 생산, 그를 위한 훌륭한 안무가와 무용수의 육성 등 무용계의 여러 현안과 맞물려 있는 이 문제는 작년의 이슈였고, 올해의 과제이며, 내년에도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해묵은 것이면서도 중·장기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올해도 꾸준히 추진될 작업 중 하나는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무용 교육이 들어갈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드는 일이다. 무용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문화 선진국의 사례처럼 어린 시절부터 길러져야 한다는 배경에서다. 무용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서 춤 관객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무용계는 그간 연극계와 함께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예술」교과 안에 이들 분야의 교육이 포함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었다. 그 결과 연극 교육은 ‘2015 교육과정’ 중 기존의 「예술」교과 안에 '음악', '미술'과 함께 처음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무용계의 희망은 반영되지 않았다.   
무용계는 연극 교육이 「예술」교과 안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무용'을 포함시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설명회, 공청회, 세미나 등을 통해 '무용' 포함의 당위성을 널리 알리며 지지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 작업을 주도하는 무용교육혁신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초·중·고교에서의 무용 교육 실현과 함께 무용계가 올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 중 하나는 남자 무용수 병역 면제 혜택 축소 문제이다. 지난해까지는 해외의 18개 발레 또는 현대무용 경연대회, 또는 국내의 3개 무용콩쿠르에서 우수상을 받은 남자 무용수들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예술요원 인정 대회'가 올해부터 해외는 12개로, 국내 대회는 2개로 줄어듦으로써 혜택을 받는 무용수들의 숫자가 적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발레를 중심으로 남자 무용수들이 크게 모자라 어려움을 겪는 단체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무용계가 주체가 되어 징집 연령대에 한참 예술적 기량을 쌓아가는 무용수들을 군 내부의 '예술인 부대' 등의 조직에서 흡수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마련해 관계 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무용계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또 하나의 일로는 무용 장르 안의 소장르, 즉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 간 벽이 서서히 허물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4년도 무용 부문 창작산실 지원사업을 시행하면서 처음으로 장르를 통합해 지원대상 작품을 선정했다. 결과적으로 9개 우수작품 제작지원 대상으로 한국무용 2편, 발레 2편, 현대무용 5편이 선정됐다. 장르를 엄격히 구분하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선정 편수를 같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좋은 작품이 지원대상에서 탈락하는 부작용도 줄어들게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이 같은 사업시행 방식은 서울무용제 등 여러 무용축제 등에서 소장르별로 구분해 경연 또는 초청작을 선정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해 추진 될 국제 협력 및 교류 계획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가장 주목받는 국제행사는 서울에서 5월 30일부터 6월 4일까지 열릴 예정인 IOPTPD(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the Transition of Professional Dancers) 총회이다. IOPTPD는 전문 무용수들의 직업 전환을 도우려고 1993년 영국 주도로 설립된 전문 무용수 직업 전환 지원 국제기구다. 현재 영국,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그리고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회원국이다. 이번 서울총회 개최는 무용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여러 무용단체나 무용인이 해외에서의 공연을 통해 한국의 높아진 무용 수준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무용단은 11월에 프랑스 칸 댄스페스티벌의 초청으로 현지에서 〈회오리〉(안무 테로 사리넨)를 공연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여름에 〈불쌍〉(안무 안애순)으로 이탈리아 및 독일 투어공연을 가지며, 지난해 해외안무가 초청 공연 작품으로 제작했던 〈마우싱〉(안무 루이자 코르테시)과 〈라인 레인저스〉(안무 미켈레 디 스테파노)의 이탈리아 공연을 협의 중이다.
안은미컴퍼니는 한불(韓佛)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맞아 〈조상님께 바치는 댄쓰〉 등 몸의 기록 3부작(기획 및 안무 안은미)으로 프랑스 공연을 하게 된다.
그밖에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만에서 〈춘향〉을, 그리고 일본에서 〈돈키호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국내 발레 공연은 국립발레단이 4월에 존 크랑코 안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유니버설발레단이 세계적인 명성의 호주 안무가 그램 머피의 〈지젤〉을 6월에 초연할 예정이어서 벌써 발레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젤〉은 그램 머피가 유니버설발레단을 위해 안무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레퍼토리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국립발레단이 공연할 수 있게 된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국내외에서의 이들 공연은 한국 무용단체와 무용수들의 역량이 새롭게 평가되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성공이 기대되고 있다.

요즘 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 등 장르 구분할 것 없이 한국 무용의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2년마다 하는 문화향수 실태조사에서 무용 관람률이 늘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무용 공연장의 객석을 채우는 사람들이 여전히 무용인들의 지인 또는 관련 학교의 단체 관객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인 못 할 현실이다.
다행이라고 하자면 2012년 2.0%이던 무용 관람률이 지난해에는 2.4%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커뮤니티 댄스의 확산이나 두 번의 시즌을 거친 엠넷 케이블채널의 ‘댄싱9’ 프로그램이 수치의 상승에 이바지했다고도 볼 수 있다. 또 그 이전에 〈블랙 스완〉 같은 영화나 김연아 선수가 발레 〈지젤〉의 음악을 배경으로 연기한 것 등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상승 기류를 탄 무용 관람률 수치를 더욱 높이려면 이런 외부적 요인의 도움 외에 무용계가 내부의 문제점을 정밀하게 점검해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내의 여러 무용 관련 주요 협회나 단체들이 거시적 안목으로 무용계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보다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축제 등의 사업에 주력하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보여진다. 사업을 벌이는 협회나 단체는 하나의 제작자가 되면서 '갑'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015년은 무용인들이 무용계의 해묵은 과제들을 하나씩 다시 점검해 점진적으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 자체가 직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프랑스 공연이 예정된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쓰〉 ⓒ강일중
    프랑스 공연이 예정된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쓰〉 ⓒ강일중
  • 프랑스 칸 댄스페스티벌에 초청된 국립무용단의 〈회오리〉 ⓒ강일중
    프랑스 칸 댄스페스티벌에 초청된 국립무용단의 〈회오리〉 ⓒ강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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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