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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문학, 무용 분야의 오늘과 내일
2015년 문학과 무용계를 내다보면서 오늘날 문학 독자층의 감소 원인과 함께 문학 콘텐츠 개발, 오프라인의 가독성과 온라인의 확산성이 상호 결합된 매체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이와 마찬가지로 무용계의 중·장기 과제라 할 수 있는 무용 애호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캠프(APP CAMP 2014 서울)

우르술라 도킨스 (Urszula Dawkins, 호주 작가)
  • 2014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캠프 참여 모습
    2014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캠프 참여 모습


l 첫눈: 상서로운 시작

12월 1일은 좋은 조짐이 느껴지는 날이었다. 서울의 첫눈은 펑펑 신나게도 내려 마로니에 공원을 덮었고,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예술극장의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처음 열리는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캠프(이하 APP Camp)에서 한주 동안 리서치를 하고, 서로의 경험과 역량을 교류하기 위해 30명의 아시아 지역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들과 기타 기관 및 참관인들이 아르코예술극장 옥상 리허설 스튜디오에 모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더프로듀서추진단이 주최하고, 더프로듀서추진단, 라이브 퍼포먼스 오스트레일리아(LPA: Live Performance Australia), 호주 퍼포밍 라인즈(Performing Lines), 일본의 ON-PAM(Open Network for Performing Arts Management), 대만의 공연예술연맹(PAA: Performing Arts Aliance)의 공동주관으로 조직된 APP Camp는 아시아 지역 공연예술 프로듀서들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작품을 창작하며, 지역을 넘어선 문화적 지식을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l 월요일

행사의 주관 국가인 한국, 일본, 대만과 호주에서 5명의 프로듀서들이 참여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8명의 프로듀서들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마카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프로듀서들이 참여했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참가자의 소속 범위는 크고 작은 공연 기획사부터 정부기관의 프로젝트 및 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넓었다. 이전에 국제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참가자들과 활발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로듀서들이 함께 섞여 있었으며, 그중 몇은 이미 지역을 뛰어 넘는 많은 국제 협력 작업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현재의 실질적인 공연 제작 형태와 환경 등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오전 시간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일종의 광대놀이와 같은 게임을 하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서 사적인 이야기들도 주고받았다. 누구의 손이 가장 따뜻한지 순위를 매겨보기도 했다. 두 시간 가까이 서로 친구가 되는 시간을 보낸 후, 스튜디오 바닥에 앉아 점심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으며 밖에는 아직도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오후에는 각 프로듀서들이 본인들의 활동과 관심 분야, 그들이 일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제작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변방연극제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홍콩의 급성장 중인 서구룡문화지구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리고 ‘로봇 공연(일본 극단 청년단)’부터 ‘지루한 세상을 향한 재미난 복수’라고 명명한 한국의 비영리 거리 축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 시간이었다.

주최자들은 APP Camp의 핵심은 ‘우정’이라고 말한다. “몇몇 조직들에 의해 운영, 지원되고 있긴 하지만, 그 조직들에 속해 있는 핵심 멤버들 간의 사적인 교류를 통해 이 캠프는 시작되었고, 현존하는 대형예술극장들과 축제 네트워크를 보완할 수 있는 프로듀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길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했다. 기획팀 중 퍼포밍 라인즈의 펜 고든(Fenn Gordon) 씨와 더프로듀서추진단의 최석규 씨는 이러한 우정을 바탕으로 APP Camp가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커 나가길 기대하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첫 번째 캠프에 참가했던 프로듀서들의 다수를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들은 APP Camp가 독자적인 운영 네트워크를 상징한다고 강조하였으며, 아시아에서는 흔치 않은 구조로, 정부나 시장이 주도하는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드러나지 못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들을 잠재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 하였다.


  • 열정적인 묘사 작업
    열정적인 묘사 작업

l 화요일

두꺼운 벽돌로 된 옥상에 쌓인 눈이 눈부시게 빛나는 아침이었다. 영하 4도 정도였고, 맑은 하늘에 태양이 빛났다. 오전 APP Camp에서는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실재하는 것과 실재하지 않는 것, 그리고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사다리꼴 모양의 테이블에 둘러 모여 큰 종이위에 아시아 지역에서의 프로듀싱 역사에 대해 정리했고, 제작 과정에서의 재정적인 계획부터 “미친 사고하기”에 이르는 모든 것을 망라하는 열정적인 묘사 작업을 했다.

오후에는 초청 연사들이 한국의 문화예술정책과 재정 지원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요를 발표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지역적 현실과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한국과 대만, 일본과 같이 정부의 문화산업에 대한 통제가 강한 나라의 경우, 문화/외교관계 부처의 재정적인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에 의해 생성되고 개발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작업이 있을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같이 독자적 프로듀서들의 문화예술 분야 재정지원이 적고 대형 기관과 국가가 주력으로 하는 단체들에게만 재정지원이 제한되는 나라의 경우, 프로듀서들은 재정적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까? 라는 의문이 발생하였다.

프로듀서들은 다양한 기술을 지속성과 유연성, 그리고 ‘직감’과 함께 조합하는 작업을 한다. 이런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그들의 능력은 현재의 기회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냄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또한 서로의 문화 차이와 어려움에 대한 이해가 좋은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


l 수요일

세 번째날 우리는 Radio M이라는 멋진 지하 카페에서 만나, 각자의 관점에서 선택한 아시아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오후에는 창고를 개조한 성수동의 베란다 인더스트리얼 스튜디오에서 ‘아시아’란 무엇인가? 아시아 지역의 프로듀서들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정적인 토론을 하였다.

호주 지역 참가자들은 아시아 지역의 예술보다 유럽의 예술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에 대해 약간의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토론이 거듭될수록 호주 지역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 참가자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 외의 예술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문화적으로나 개별적으로 더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다 많은 국제적 협력 작업으로 문화나 언어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독자적인 운영과 함께 빠르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성도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독립성이 특히 강조되었는데, 참가자들에게 독립성이란 자유롭게 열린 소통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조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실패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시도도 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l 리서치

캠프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5개의 한국전통가옥에서 지내게 되었다. 각 집에서 함께 지낸 그룹들은 캠프에서 발표할 자료에 대한 리서치를 함께 진행했다. 목요일은 참가자들이 그룹별로 자유 리서치를 진행하는 시간이었다. 지역 예술가들과 한국의 다른 프로듀서들을 만나고, 서울의 공연 예술 장면들을 가까이서 보는 기회도 가졌다. 수요일 밤의 네트워킹 행사에서 이미 많은 지역 예술가들을 만났었기에, 목요일의 리서치와 저녁 시간의 네트워킹 프로그램은 두 번째 파티와도 같았다. 서울의 대학로 예술 생태 프로젝트 ― 여러 장르 예술가 28명의 멤버로 구성된 협력과 실험을 지향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 팀과 합류했다.  

금요일에 있었던 ‘아시아 프로듀서들의 열린 수다!’에서는 지역 예술가들과 프로듀서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리서치 내용은 더욱 광범위한 주제로 확대되었다. 특히 유산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전통 VS 현대’의 문제가 더해졌다. 마케팅의 전략적인 차원에서는 ‘전통’과 ‘현대’ 예술 사이의 분명한 구분이 선호된다. 특히 국제적인 무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현실은 더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연극 같은 전통적인 예술 형태는 현대의 제작 환경에서 계속해서 진화하려 하고, 새로워지려고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아시아 지역 예술가들은 ‘전통적인’ 기술을 배우기 전에 유럽의 연극 형식을 고도로 훈련받는다. 식민지 시대의 잔재가 ‘전통’이라는 관념을 흐리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국적인 것에 기대지 않고 어떻게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관객의 ‘호기심’을 끄는 것, 즉 고정관념이나 센세이셔널리즘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잠재적인 관객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리서치 그룹 중 한 그룹은 서울 이태원 지역의 새롭고 생동감 있는 현장을 리서치하고 그 내용을 공유했다. 예술가들이 그 지역의 기존 주민들과 유대하면서 상업적인 도시재개발에 저항하여 이 지역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크로싱 우사단로 프로젝트(Crossing Usadanro Project)이다. 이 프로젝트(Crossing Usadanro Project)는 “집단주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화이다.”라고 제안하며, 예술가들이 주도하는 도시계획이 투자와 고급 주택화 현상을 대신할 대안이라고 말한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 대는 재개발자들에 대항하기 위해 명화 같은 도시를 제시하면서, 프로듀서들이 예술 생태계, 더 나아가 사회적인 환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APP Camp를 마무리 지으면서, 참가자들은 프로듀서 레지던시(Producer In-Kind residency)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대한 동의를 포함해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이 지속 가능할 수 있으며, 교류를 활발히 할 수 있는 몇 가지 구체적인 계획들을 내놓았다. 프로듀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제공할 수 있는 각자의 주거지나 작업 공간 또는 정보 등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고, 활발한 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프로젝트들을 더욱 실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의 류성효 독립 프로듀서는 캠프 참가자들이 한국의 부산에서 독립 프로듀서 레지던시와 축제들을 기획하는 데 있어 협력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국제적인 프로듀서들과 지역 프로듀서들, 그리고 예술가들을 만나게 하고, 도시 재생, 건축과 공간이라는 광범위한 주제 내에서 현장 위주의 작업을 함께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금 문제 등 당장에 실현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몇몇 참가자들은 이미 진행하고 있었다.

APP Camp 기간 동안의 집중적인 대화와 교류, 네트워킹과 기술 공유를 통해 얻은 경험과  좋은 만남 외에도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일정 수준의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서울의 대학로 극장 지역에는 140여 개의 중·소규모의 극장들이 있었고, 이런 규모라면 이 지역에서만도 엄청난 규모의 혁신적이고 독자적인 프로젝트들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가올 3년 동안 매해 개최될 APP Camp의 참가자들은 서로의 크리에이티브 환경을 계속 탐구할 것이며, 2015년에 대만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뉴질랜드도 이 네트워크에 참가할 예정이고, 다른 국가들도 뒤를 잇게 될 것이다. 조직위의 펜 고든(Fenn Gordon)이 반복해서 말했듯, 우정이 핵심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나는 첫눈을 함께 맞이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행복한 관계로 지내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2015년에 열릴 APP Camp가 기대된다.


* 멜버른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아티스트인 우르술라 도킨스는 APP Camp의 참관인으로 참석했다. 작가는 RealTime의 지원을 받았고, 항공 및 숙소는 APP 측에서 제공했다.
* RealTime은 인쇄 매체 및 온라인 매거진으로서 호주와 국제 지역의 예술 분야 혁신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호주 정부에서 호주예술위원회, 투자 및 자문 기관, Arts NSW를 통해 지원하고 있는 Open City주식회사에 의해 출판되고 있다.

[관련 링크]
APP Camp와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 asianproducersplatform.com
RealTime 웹사이트 www.realtimearts.net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APP)은 한국, 호주, 일본, 대만 4개국의 민간 단체가 주축이 되어 2013년 설립되었으며, 아시아 국가 내 프로듀서 네트워크 개발, 아시아 프로듀서들의 창의적 제작활동 확대, 아시아 프로듀서들의 이종문화 활동 개발, 국내 및 아시아의 창의적 리더 개발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3년 12월 서울에서 ‘더프로듀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 이 시대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의 역할과 필요, 아시아 프로듀서 간의 협력에 관해 논의한 바 있으며, 2014년 12월 첫번째 아시아프로듀서 플랫폼 캠프(APP Camp)를 개최했다. APP Camp는 2015년 대만, 2016년 일본, 2017년 호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ㅇ 문의처 : 더프로듀서추진단(한국) asiaproducerscamp@gmail.com
홈페이지 : www.asianproducersplatform.com


  • 네트워킹 파티 모습
    네트워킹 파티 모습
  • 참가자 모두와 함께
    참가자 모두와 함께

(사진 :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아르코 로고

[기사입력 : 201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