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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창작음악의 현장 속으로 투신한 ARKO
'오작교 프로젝트' 1차년도 지원 사업을 되돌아보며

홍정기 (공연예술창작산실 음악분야 사업담당)
  • 경기도립국악단 김성국 작곡가 <이별가>
    경기도립국악단
    김성국 작곡가 〈이별가〉
  • (사)화음 최한별 작곡가 <십이간지 동화이야기>
    (사)화음
    최한별 작곡가 〈십이간지 동화이야기〉

삼신할머니는 아이를 점지할 때 보이지 않는 빨간 실로 천생연분이 될 남녀 한 쌍을 미리 엮는다고 한다. 애초에 보이는 실로 이어주셨더라면 좋으련만, 삼신할머니의 다소 부족한 배려심 때문에 우리는 천생연분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만 한다. 일생 동안 나의 반려자라고 생각한 사람이 결국 삼신할머니가 엮어주었던 빨간 실의 한쪽 끝이라면 다행이지만, 천생연분이 아닌 사람과 한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
오케스트라와 작곡가. 이 둘을 하나의 실로 엮는 지원 사업이 바로 '오작교 프로젝트'이다. 삼신할머니의 계획대로라면 애초에 인연에 없던 둘 사이를 엮었을 때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예상 가능한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오작교 프로젝트'가 추진된 이유는 오케스트라와 작곡가가 서로의 강점을 통해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 요원할 것만 같던 “창작음악 활성화”에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l 전속작곡가 제도의 필요성 증대

전속작곡가 제도는 연주단체와 작곡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서로의 강점을 살려 창작음악을 작곡하고 발표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국내외에서 창작곡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창작곡을 발표하는 연주단체가 많지 않은 것은 연주단체의 특성과 사정이 고려된 창작곡이 적고, 또한 작곡가 입장에서도 이미 작곡이 끝난 작품을 두고 연주단체의 특성을 고려하여 개작하고 수정할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속작곡가 제도는 작품의 구상 단계부터 연주 단계까지 작곡가와 연주단체의 긴밀한 공조가 진행되므로 서로의 강점과 특색을 면밀하게 고려하여 서로의 색채에 맞는 창작곡을 작곡하고 발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전속작곡가 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미국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전속작곡가 제도를 운영하여 정착시켰다. 국내에서는 TIMF앙상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이 전속작곡가 제도를 운영하여 창작곡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수많은 국내 연주단체들 역시 전속작곡가 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재정과 운영상의 여건으로 인해 이를 도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4년 “공연예술창작산실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오작교 프로젝트' 지원 공모를 진행, 총 5개 연주단체, 10명의 전속작곡가를 선정하여 2014년 1차년도 지원을 시행하였다.

 ○ '오작교 프로젝트' 5개 선정 팀

'오작교 프로젝트' 5개 선정 팀
연주단체 전속작곡가 지원내역
경기도립국악단 김성국, 황호준 팀별 1차년도 8천만 원 지원
- 작곡가 : 각 1천만 원
- 연주단체 : 각 6천만 원
※1차년도 성과 평가 후 2차년도 지원금 확정
(사)화음 임지선, 최한별
(사)TIMF앙상블 나실인, 최지연
(재)KBS교향악단 임준희, 조은화
대구MBC교향악단 진규영, 최명훈


l '오작교 프로젝트' 1차년도 사업 시행

연주단체와 전속작곡가의 주체적인 연계활동을 지원하여 발표-향유-관리의 선순환체계가 구축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전속작곡가제도 운영에 대한 기본 지침만을 제시하고 세부 계획은 연주단체와 전속작곡가 간의 상호합의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선정 팀의 자율성을 보장하였다. 이에 각 선정 팀은 창작곡 발표와 기획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여 2014년 1차년도 사업을 시행하였다.

 ○ '오작교 프로젝트' 팀별 사업 내용

'오작교 프로젝트' 팀별 사업 내용
연주단체 전속작곡가 창작곡 발표 성과 지원사업 기획의도
경기도립국악단 김성국, 황호준 2건 경기지역 토속민요 창작소재 발굴
(사)화음 임지선, 최한별 2건 관객개발 네트워크 구축
(사)TIMF앙상블 나실인, 최지연 10건 작곡 및 연주 아카데미 진행
(재)KBS교향악단 임준희, 조은화 3건 한국 창작음악 육성 및 보급
대구MBC교향악단 진규영, 최명훈 5건 창작 음악도 대상 멘토링 진행


· 경기도립국악단 + 전속작곡가 김성국, 황호준
단원 중 수·차석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하여 경기지역 토속음악 조사 발굴을 계획하였다. 이는 '오작교 프로젝트'를 통한 사업 진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창작 소재 발굴을 진행하여 앞으로도 국악관현악 창작 소재로 활용한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1차년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정기연주회에서 발표한 김성국 작곡가의 〈이별가〉와 황호준 작곡가의 〈땅의 사람들〉은 경기지역의 민요를 차용하여 창작되었다.

· (사)화음 + 전속작곡가 임지선, 최한별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현대음악 관객개발을 시도하였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관객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중·고등학교의 협조를 통해 5회에 걸쳐 청소년 현대음악 특강을 진행하였다. 최한별 작곡가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십이간지 동물과 관련한 전래동화를 주제로 〈십이간지 동화 이야기〉라는 음악극을 발표하였고, 임지선 작곡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카루스〉를 발표하였다.

· (사)TIMF앙상블 + 전속작곡가 임지선, 최한별
고유 레퍼토리 개발의 목적을 통해 장기적으로 현대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작곡 및 악기 아카데미를 운영하였다.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작곡과 연주 아카데미는 전속작곡가와 단원의 참여를 통해 진행되었다. 특히 아카데미를 통해 자신들의 작곡 및 연주 역량을 증진시킨 참여 학생들은 4회에 걸친 학생 콘서트에 참여하여 실질적인 주체로 활동하였다.

· (재)KBS교향악단 + 전속작곡가 임준희, 조은화
한국 창작음악의 육성과 보급을 위해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에 전속작곡가의 창작곡을 서곡으로 배치하여 창작음악에 대한 인식 환기를 시도하였다. 실제로 2회의 정기연주회와 1회의 기획연주회에 전속작곡가의 창작곡을 서곡으로 배치하여 충성도가 높은 정기연주회 관객을 우선 대상으로 창작곡 발표를 진행하였다.

· 대구 MBC교향악단 + 전속작곡가 진규영, 최명훈
창작음악도를 중견 음악가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 조성을 목표로 창작음악도 대상 작곡가 멘토링을 실시하였다. 신진작곡가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된 6명의 창작음악도는 전속작곡가를 멘토로 한 멘토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12회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의 참가를 통해 창작된 창작음악도의 작품은 기획연주회를 통해 발표되었다.

l 적극적인 상호교류를 통한 사업 수행 의지 필요

'오작교 프로젝트'는 전속작곡가 제도의 특성상 연주단체와 전속작곡가의 강점에 대한 상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 결과에서 각 팀의 특색이 드러나는 창작곡이 발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작교 프로젝트'의 성패는 연주단체와 전속작곡가의 충분한 상호교류 및 소통에 달려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 진행 과정에서 각 선정 팀은 자체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였지만 단 몇 차례에 불과한 워크숍과 간담회가 진행되었을 뿐이다. 실질적인 소통으로 성과를 내기에 충분한 교류 활동이 진행되었는지는 의심스럽다. 명목에 불과한 교류 활동으로는 서로의 개성과 특색이 살아있는 창작음악 작곡 및 연주를 기대할 수 없다.
'오작교 프로젝트'의 사업 공모에 선정된 5개 팀은 공모에 참여한 다른 팀보다 지원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구체적인 목표를 보였지만 선정 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객 개발에는 소극적이었으며, 자체 진단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정밀 진단을 통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했지만 이마저 형식에 그쳤다. '오작교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창작음악의 활성화에 있으며, 이는 철저히 관객, 더 넓게는 대중의 창작음악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절대 고려해야 한다.

l 한국 전속작곡가 제도 정착의 성패가 달린 2차년도 지원 사업

1926년 우리나라 최초의 교향악단인 중앙악우회의 출범 이후 현재 공립과 민간 오케스트라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창작곡을 연주하는 단체의 수는 많지 않으며, 전속작곡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단체는 더욱 드물다. 국내 전속작곡가 제도는 아직 도입단계에 있기 때문에 연주단체와 작곡가 어느 누구도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5개의 선정 팀은 전속작곡가 제도 정착의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역시 한국의 전속작곡가 제도 정착을 위해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1차년도에는 각 팀이 '오작교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지만 서로의 성과와 개선 사항을 교류할 만한 제도적인 틀이 없어 객관적인 자체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5개 선정 팀의 팀 간 교류 프로그램 시행, 팀 간 정보 공유를 위한 매뉴얼 제공 등 효과적인 교류 시스템 마련을 통해 선정 팀의 사업성과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전속작곡가 제도는 국내를 포함해 해외에서도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 이 제도의 정착에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오작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업을 시행하는 5개의 선정 팀 모두 하나의 일치된 목표, 즉 전속작곡가 제도 정착을 통한 창작음악 활성화를 위해 치밀하고 구체적인 기획을 통해 진행하는 것에 '오작교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 있다. 2015년도에 진행될 2차년도 지원 사업을 통해 결국 모든 팀들이 빨간 실로 엮인 “천생연분”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TIMF앙상블 나실인 작곡가 <소통의 음악, 공감의 드라마>
    (사)TIMF앙상블
    나실인 작곡가 〈소통의 음악, 공감의 드라마〉
  • (재)KBS교향악단 임준희 작곡가 <용비어천가>
    (재)KBS교향악단
    임준희 작곡가 〈용비어천가〉
  • 대구 MBC교향악단 진규영 작곡가 <Contrast>
    대구 MBC교향악단
    진규영 작곡가 〈Contr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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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