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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인생나눔교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경기문화재단, 강원문화재단, 충북문화재단, 대구문화재단,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5 인생나눔교실 사업은 선배 세대(멘토)와 새내기 세대(멘티)가 인문적 소통을 통해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인문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 250명의 인생나눔 멘토들이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전국 5개 권역의 군인 및 청소년을 찾아가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생나눔교실 사업의 의의와 진행 과정 등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현장의 목소리와 해외 유사정책 사례를 소개해본다.
해외 멘토링 사업의 사례와 시사점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박종호 (미 텍사스주립대 교육심리학과 강사)

l 미국 멘토링 사업의 역사적 배경

20세기 초, 미국은 과학, 기술, 경제, 문화 등 사회 모든 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가령 자동차, 비행기, 전기 등 새로운 기술이 개발 및 도입되었고, 대량생산의 필요에 의해 일부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사회문제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사회변화는 이민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촉발시켰는데 미국 이민자들은 대부분이 가난했고 교육 혜택을 받지 못했기에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으며 좋은 직업을 가지기도 어려웠다. 특히 이민자의 자녀인 청소년 계층은 가장 취약한 계층이었는데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육체적, 성적, 혹은 정서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고 그에 따른 비행(범죄)이 늘어나게 되었다. 일례로, 1890년에 15살 고아 Charley Miller가 2명의 십대를 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2년 뒤 교수형에 처해지면서 취약청소년 비행(범죄) 예방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1899년 시카고 미성년자 법원(Juvenile Court)의 보호관찰관(probation workers) 제도는 향후 멘토링 사업의 시초가 되었다(Baker, Maguire 2005). 그러나 이 시기의 보호관찰관은 20명 정도에 불과하였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민간인이었다. 차후 보호관찰관들의 성과가 인정되어 시카고시에서 재정지원을 받게 되었지만, 과중한 업무와 적은 수입으로 멘토의 역할까지 기대하기에는 무리였다. 향후 BBBSA(Big Brother and Big Sisters of America), 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 등의 단체에서 민간 차원의 멘토링 사업을 시작하였고 멘토링이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타나면서 오늘날 미국에서는 민간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 민간 차원의 멘토링 사업 사례: Big Brother and Big Sisters of America(BBBSA)


  • BBBSA 2014년 멘토링 성과 홍보자료
    BBBSA 2014년 멘토링 성과 홍보자료

BBBSA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민간 멘토링 조직으로 멘토링에 관한 노하우와 우수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BBBSA는 멘토와 멘티의 성격, 욕구, 취미, 종교 등에 따라 기본적인 매칭(matching)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처음부터 멘티들의 니즈가 무엇인지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하고, 사회봉사자들이 멘토와 멘티 사이에서 멘토링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세심한 모니터링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조직의 재정적인 운영 면에서도 미국의 기부문화와 연계하여 지역 소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유명인(NBA 농구선수 등)들을 멘토링 사업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많은 파급효과를 얻도록 노력하고 있다.
BBBSA의 노력은 실제 성과로도 잘 나타나고 있는데 홍보자료에 따르면 멘토링을 받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학교졸업 의지, 대학 진학 의지 등에서 미국 전체 청소년들의 평균보다 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다. 


l 전미 차원의 멘토링 사업 사례: National Mentoring Partnership/MENTOR


  • 미국 멘토링 파트너십 MENTOR
    미국 멘토링 파트너십 MENTOR

미국에서 멘토링이 사회에 미치는 긍적적인 효과는 이제 민간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멘토링 파트너십(National Mentoring Partnership/MENTOR)은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국가적 멘토링 사업으로 멘토링 정보공유, 표준제공, 우수사례(best practice) 확산, 체계적인 평가도구 제시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멘토링과 관련된 국가 중앙 조직으로 멘토링 파트너십이 있고, 중간 조직으로 25개주 지역 파트너십 기관들(각 주당 1개, Mass Mentoring Partnership, Texas Mentoring Partnership 등)이 있으며, 그 하부 단위로 BBBS 등 민간 조직이 함께 활동하도록 하여 효율성과 체계화를 기하고 있다.

l 미국 멘토링 사업 사례의 시사점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멘토링’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련된 사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멘토링의 효과는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학자들이 꾸준하게 입증하여 왔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멘토링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만약 우리나라에 미국처럼 민간 멘토링 조직이 활성화되어 있다면 굳이 정부가 나서서 멘토링 사업을 진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멘토링에 대한 의식도 부족하고 민간 조직들이 전문화 및 활성화되지 못하였기에 사회적 파급력을 높이기 위한 공공의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멘토링 사업의 성과관리를 위해 공공의 참여가 필요하다. 멘토링은 멘토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성과가 판이하게 달라지기에 표준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많은 민간단체들이 각자 다른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멘토링이 무엇인지, 멘토에게 무엇을 교육해야하는지, 어떤 멘티를 지원해야 하는지, 멘토링에 있어서 관리해야 할 핵심요소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사업 진행 노하우가 부족한 편이다. 미국 MENTOR의 경우 멘토링의 표준 및 방향성을 제시하고 정기적 평가, 지속적인 전문가 연구 지원, 우수 단체에 대한 육성 및 지원까지 담당하여 사업 참여 주체들 간 방향성을 공유하며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배려하고 있다. 미국의 사례는 공공분야가 어떤 측면에서 멘토링을 지원해 주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적 자산(social capital)의 형성과 재분배 측면에서 공공분야의 멘토링 사업 진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최근 100년간 극심한 사회변동을 겪어왔다. 그 결과 경제성장을 이룩한 이면에 세대 간, 지역 간, 빈부 갈등이 내재되어 사회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멘토링 사업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산업화와 핵가족화의 심화로 인한 세대 간 교류 단절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며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때문에 정부 주도로 세대 간 경험이나 지혜를 나누는 멘토링 사업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문화가 그리 활성화되지 못하였다는 점이 멘토링 사업의 성과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멘토링 사업에서는 우수한 멘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제한된 정부 재원으로는 자원봉사 형태로 멘토를 모집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는 민간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재정 및 우수 멘토, 운영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특히 BBBSA와 같은 단체는 지역 기업이나 문화, 예술인(혹은 단체)의 다양한 기부(재능, 재정 혹은 인력)를 유도하고 있다. 향후 기부 및 봉사활동을 하는 개인 및 단체에 대해 세금 공제 등 추가적인 혜택을 준다면 멘토링 사업이 보다 수월히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민간 멘토링 조직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결국 주변 이웃 누구나가 서로의 멘토-멘티가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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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