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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마을공동체 부활의 묘약,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
이웃과 소통하며 행복 일구는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주민들

박해정 (한국문화원연합회)
  • 대전 대덕 법동 ‘문화공간 동동’
    대전 대덕 법동 ‘문화공간 동동’
  • 법동 주공3단지 ‘마을신문’
    법동 주공3단지 ‘마을신문’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으로 이웃들이 소통하고 화합하고 있다. 직접 거리로 나와 마을을 가꾸기도 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며 마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함께 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즐기기도 하고, 지역문화 탐방을 나서기도 한다. 어색하기만 하던 옆집 사람들과도 어느새 가족만큼 친밀해졌고, ‘나’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이웃’으로 소통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개인주의의 부정적 현상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은 일상 생활공간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이를 통해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자 2009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7년째 진행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며, 복권위원회가 후원하는 ‘2015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은 전국의 문화 소외 지역을 지원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마을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행복을 일구는 주민들. 내 손으로 직접 가꾸고 만드는 마을이기에, 생문공 주민들에게 ‘우리 마을’은 ‘여느 마을’과는 다르며 ‘우리 이웃’은 ‘다른 이웃’보다 특별하다. 넘치는 열정으로 마을을 가꾸고 이웃과 소통하는 생문공의 마을들을 만나본다.

l 전북 고창 ‘구현골문화자치회’ 주민이 직접 그리는 마을 벽화

전북 고창군 부안면 상등리에 위치한 구현마을. 선운사 뒷산을 배경으로 한 구현마을은 전형적인 농촌 자연마을이다. 환경적으로 낙후돼 있었을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소외된 마을로 인구도 적고 어르신들의 비율도 높아 조용한 시골 동네에 불과했다. 아홉 고개를 넘나들어 바깥의 세상과 통한다는 뜻을 지닌 구현마을. 죽어가는 늙은 마을에서 다시 살아나는 ‘젊은 마을’이 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 구현마을은 지난 3월,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의 문을 두드렸고, 이를 시작으로 구현마을만의 공동체를 회복하고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웃과 소통하고 마을공동체를 부활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연대하며, 정감있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한 구현마을은 여러 교육 프로그램과 축제뿐만 아니라 마을 안길, 마을카페 등 마을 외면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마을 자체가 고령화되면서 낡고 훼손된 마을 안길은 주민들의 손이 닿으며 새로운 문화예술 작품으로 변신했다. 마을 안길의 낡은 브로크(벽돌) 담장을 황토담장으로 꾸미고 벽면 곳곳에 마을 이야기가 있는 벽화를 그렸다. 흙담 이미지는 최대한 살리고 그 안에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벽화들을 그렸다. 걷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을 안길로 조성해 칙칙하고 볼품없던 담장이 정감 있고 색깔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구현골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 나서서 직접 기획하고, 설계하고 참여한 결과물이다. 어르신들이 그린 벽화는 어린아이들이 제멋대로 표현한 것처럼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낡은 담장, 노후된 마을을 어떻게 하면 활기차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작은 고민으로 시작한 이 작업은 구현마을에 새로운 희망이 됐다.  
또한 구현마을은 지난 11월 7일, ‘황토담장에 벽화 꽃이 피었어요’라는 타이틀로 마을축제를 개최했다. 지난봄부터 마을 주민들이 열심히 준비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단장해온 마을 공간들을 보여주는 특별한 축제였다. ‘우리 동네 이렇게 바뀌었어요’라는 전시를 통해 마을주민들은 바뀐 구현마을을 관람했으며, 윷놀이 등 전통놀이 한마당과 신나는 풍물놀이로 흥을 돋웠다.
고길섶 구현골문화자치회장은 “전문가들이 아닌 마을 사람들이 직접 기획하고 가꾸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이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구현마을에도 더욱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리라는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l 대전 대덕 ‘대덕문화원’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법동 마을신문

아파트 단지 조성비율이 98% 이상인 대전 대덕의 법동은 약 1,500세대가 거주하지만 지난 10여 년 간 주민들에게 ‘주인이 없는 동네’, ‘낙후된 아파트’, ‘문화가 없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에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마을로 변화했다.
그 첫 번째 변화는 바로 문화공간의 탄생이었다. 법동 주공3단지 아파트의 버려진 창고가 문화예술공간 ‘동동’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모두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동네’라는 뜻을 담고 있는 문화예술공간 ‘동동’은 약 33㎡의 작은 면적이지만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직접 페인트를 칠하고 가꾸며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버려진 창고에서 주민들의 사랑이 넘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작은 소품 하나부터 의자, 책상까지 주민들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기에 더욱 소중하고 특별하다. 문화공간 ‘동동’에서는 대전 대덕문화원의 도움으로 마을의 숨은 재주꾼들이 강의하는 맛보기 강좌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 속 강좌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동동마을대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생활도자 소품 만들기 교육’을 진행했다. 주민들이 도자기 소품을 만드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내 이웃 사촌과 어울리고 알아간다는 것이 더 즐거운 시간이다. 이 외에도 연말에는 ‘떡 만들기’ 강좌를 통해 주민들이 직접 만든 떡을 인근 노인정, 복지관, 협력 기관 등에 나눠주며 주민들과 훈훈한 정을 나눌 예정이다.
법동 주공3단지의 새로운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마을신문이 새로운 시도의 주인공! 이 신문은 ‘법동 주공3단지 주민들의 무한도전’이라는 제호로 탄생했다. 법동 주공3단지 주민들이 직접 편집진으로 참여해 더욱 애틋하다.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쉽게 잊혀지는 것이 아쉬워 발행하게 된 법동 마을신문은 주민들 스스로가 기획자가 되기도 하고 사진 기자가, 편집 기자가 되기도 한다. ‘법동 주공3단지 주민들의 무한도전’은 주공아파트 3단지 가구 수에 맞춘 4,000부가 발행되었다. 단지 내 아파트관리소, 복지관, 주민센터, 지역아동센터, 민들레의료생활협동조합 등을 통해 배포된 이 신문은 이미 주민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비록 양면 4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적은 지면이지만 마을 속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아 그 내용만큼은 여느 일간지 못지않다. 주민들이 함께 만든 마을신문이기에 더 특별한 ‘법동 주공3단지 주민들의 무한도전’. 일상에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소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마을의 행복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혼자가 아닌 둘이라 더 즐거운, 개인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여서 더 행복한 생문공 사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앞으로도 더 많은 생문공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행복과 기쁨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전북 고창 구현마을의 벽화 그리는 주민들
    전북 고창 구현마을의 벽화 그리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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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