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2014년 한 해 동안 인터파크 티켓 판매량을 근거로 지난해 공연 장르별 특성과 공연산업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2014년 공연 티켓 총 판매량은 4,070억 원 규모로 2013년 3,908억 원보다 4%가량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4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 대내외적인 사건·사고 이슈가 많은 해였기에 공연 산업에도 어느 정도 여파가 있었다. 특히 2014년 상반기 세월호라는 지울 수 없는 사고로 전국민적인 아픔과 애도의 시간을 보냈고, 이로 인해 5~6월에 계획된 콘서트가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줄줄이 취소되며 공연계도 침체된 분위기였다. 또, 비슷한 시기에 브라질 월드컵, 6.4지방선거 등 빅 이벤트가 열리면서 2분기 공연 시장이 위축되는 양상이었다. 2014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예정된 뮤지컬 대작 공연들이 줄줄이 개막되고 또 흥행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특히 콘서트의 경우 빅 뮤지션의 컴백 공연과 90년대 코드의 부활 등 드라마와 예능에서 시작한 예기치 못한 문화 트렌드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하반기 공연 판매량을 빠르게 견인했다.  

전체 공연 판매량의 90%에 육박하는 콘서트와 뮤지컬 두 개 장르를 들여다보면, 2014년 뮤지컬 판매액은 1,955억 원으로 2013년보다 9% 증가했다. 2014년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인터파크 예매분 기준) 뮤지컬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모차르트!〉였고, 〈위키드〉와 〈캣츠〉 내한공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뮤지컬 연간 판매 순위 30위까지의 공연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대작 라이선스 재공연이 인기를 끌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14년에는 10주년을 맞이한 대작들이 많았는데 〈지킬앤하이드〉와 〈헤드윅〉이 10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했고, 〈지킬앤하이드〉는 티켓오픈부터 치열한 예매 경쟁이 이슈가 될 만큼 그 어느 해보다 높은 인기를 과시하며, 유료 객석 점유율 90% 이상의 티켓파워로 10년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가운데 초연작으로는 〈고스트〉, 〈드라큘라〉,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창작뮤지컬로는 〈그날들〉이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들었다.

매년 뮤지컬 장르는 내한/라이선스 작품이 티켓 판매량에서 압도적이고 인기 뮤지컬 순위도 석권하는 추세인데 2014년은 국내 순수 창작 뮤지컬의 의미 있는 행보가 두드러졌다. 우선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프랑켄슈타인〉이 2014년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꼽힐 만큼 평단과 관객의 전반적인 호평을 얻으며 이슈를 모았다. 대형 창작뮤지컬 초연으로는 보기 드문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웰메이드 창작의 대중적 성취와 함께 대형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 흥행성적이나 규모를 떠나서 2014년에는 창작 뮤지컬이 다양한 소재와 형식으로 많이 소개되었다. 〈공동경비구역 JSA〉, 〈완전보험주식회사〉, 〈보이첵〉, 〈셜록홈즈 2–블러드게임〉, 〈풀하우스〉, 〈비스티보이스〉, 〈살리에르〉, 〈더데빌〉 등 유독 많은 창작 뮤지컬 초연작이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인터파크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판매한 공연 상품수는 총 10,874개다. 지난 10년간 매년 무대에 오르는 공연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2013년부터는 그 증가폭이 조금 완만해졌다. 2014년 전년 대비 가장 공연수가 많이 늘어난 장르는 연극과 클래식으로 2013년보다 200편 이상 늘었다. 매년 제작 편수가 증가하던 콘서트와 뮤지컬 공연수는 조금 늘어나기는 했지만 비슷한 수준이고, 전체 공연 편수가 가장 많은 장르는 클래식으로 총 3,490편이 무대에 올랐다. 전국 공연장 기획공연을 비롯해 소규모 독주회 등으로 인해 양적으로 가장 많았다.

콘서트 장르에서 2014년 가장 판매량이 많은 공연은 싸이의 연말 콘서트 〈올나잇스탠드 싼티클로스〉로 2013년에 이어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글로벌가수가 된 싸이의 콘서트는 ‘강남스타일’ 이전부터 연말에 특히 강세를 보였다. 또한 평월에 비해 3배 가까이 판매량이 뛰는 공연 성수기인 연말 콘서트 시장에서 티켓오픈을 하자마자 지방 공연까지 모두 매진시킨 박효신과 성시경의 티켓파워가 두드러졌다. 90년대 스타 가수들의 컴백 열풍은 2014년 콘서트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2014년 상반기는 그룹 지오디가 9년 만에 재결성, 컴백 콘서트를 열었고 대전, 대구, 부산 지방공연과 앵콜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하반기는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가 9집 컴백 기념 콘서트와 전국투어 콘서트 〈콰이어트 나이트〉로 팬들을 만났다.

이외에도 임창정, 쿨,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90년대 왕성한 활동을 했던 스타 가수들의 오랜 휴지기를 깬 반가운 컴백 무대에 올드팬들은 성원을 보냈다. 가요계 거물급 뮤지션의 화려한 등장으로는 2013년에 조용필이 있었다면 2014년에는 이선희가 있었다. 2014년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선희는 서울 공연을 비롯 14개 도시 전국 투어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며 변치 않는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14년 상반기에는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서 5~6월에 취소되는 공연과 더불어 티켓판매가 부진하면서 위축되었던 콘서트 시장이 4분기 들어서면서 2013년 전년 동기 대비 70억 이상 증가,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2013년 시장 컨디션을 회복했다.  

연극은 공연 편수가 200편 가량 늘어나면서 판매액도 12% 증가하여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콘서트 판매액은 1,643억 원으로 2013년 대비 5% 정도 감소했으나, 2013년 판매량이 2012년 대비 30%나 증가했고, 2014년 콘서트수가 2013년과 비슷했음을 감안하면 상반기 위축된 콘서트 시장이 3/4분기에 크게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무용/전통예술 판매액은 전년대비 7.2% 증가했고 클래식은 2013년보다 9.8% 줄었다. 전체 공연티켓 판매량에서 뮤지컬과 콘서트 비중은 88.7%로 매년 90%를 육박한다. 2011년까지 콘서트 규모가 가장 컸으나 2012년부터 3년째 뮤지컬 판매량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공연 시장은 서울 집중도가 높지만 지방 공연 시장 또한 부산과 대구를 필두로 공연수나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4년 6대 광역시에서는 2013년 대비 공연 편수는 약 8.4%, 판매 매수는 약 13.3%, 판매 금액은 약 14.7%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장르별로는 뮤지컬의 증가분이 가장 높았으며 콘서트가 두 번째로 높았다(인터파크 판매 금액 기준). 지역별로는 대구가 뮤지컬 및 클래식/오페라 판매 금액의 증가로 인해 전년과 동일하게 지방 중 가장 규모가 컸다. 대구는 매년 열리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1,000석 이상 의 대공연장도 다른 지역보다 많아서 대작 뮤지컬과 오페라 등을 유치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2014년에도 〈맘마미아〉, 〈캣츠〉, 〈노트르담드파리〉 등 서울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작 뮤지컬의 투어가 많았다. 부산의 경우 전체 공연 판매 규모에서는 대구에 밀리지만, 콘서트 장르에 있어서는 가장 규모가 컸다. 대규모 콘서트가 가능한 부산 BEXCO, 부산 KBS홀 및 사직실내체육관의 콘서트 활용도가 높아 서울을 제외한 지방 콘서트 비중은 부산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공연 관객의 여초 현상은 2014년에도 여전했으며 6:4 또는 6.5:3.5(여성:남성) 비율은 매년 거의 변하지 않는 추세다. 연령대로는 중·장년층 관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반면에 10대 관객들은 조금 줄어들었는데 우리나라 인구 구조 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특히 중국 관객들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쇼핑, 관광, 성형수술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매년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중국인 관객 추세 및 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 콘텐츠 기획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세심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연 관객들이 티켓을 예매하는 경로는 일반적으로 인터파크와 같은 티켓 예매 사이트로 관람일 일주일 전에서 한 달 전까지 사전 예매가 보편적이고, 예매 방법은 최근 3년 동안 웹에서 모바일 예매로 크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2014년은 전체 예매건 가운데 30% 정도가 모바일 예매분이었다.

2014년 인터파크에서 콘서트와 뮤지컬 장르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았던 공연은 아래와 같다.

〈최근 7년간 장르별 상품수 비교〉

〈인터파크 2014년 뮤지컬 판매순위〉 
  - 기간 : 2014년 1월 1일~12월 31일까지 인터파크 예매분
  - 기준 : 판매매수

〈인터파크 2014년 콘서트 판매순위〉 
  - 기간 : 2014년 1월 1일~12월 31일까지 인터파크 예매분
  - 기준 : 판매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