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2009년 ‘말뫼 소마스켄 페스티벌(Malmo Sommarscen Festival)’에 참여하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 그 당시 노르웨이 '포르데 민속음악 축제(Forde Folk Music Festivalen)'에 이어 스웨덴 말뫼, 그리고 이탈리아에 있는 산타치노 공화국 페스티벌 투어 일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밖에 세계 여러 나라를 공연하러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북유럽 페스티벌이었던 것 같다. 해외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나라의 자연이다. 북유럽은 공연하기에 가장 편하고 즐겁게 공연한 장소들이 아니었던가 싶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공연을 하다 보면 도시가 다 똑같아 보인다. 만약 여행을 목적으로 갔었다면 좀 다르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어떤 도시를 가든 같은 길과 같은 도시의 사람들, 그리고 일상이 되어버린 공연… 어느 순간부터 어떤 도시를 가도 낯설지가 않다. 마치 일상처럼…
그러나 ‘유럽방송연맹 민속축제(European Broadcasting Union Folk Festival)’는 조금 달랐다. 라트빅(Rattvik)은 아주 작은 도시였다. 아니, 호수와 산 그리고 사람들의 속삭임이 들릴 만큼 가깝게 마주한 작은 동네였다.
공연은 공연장에서 하지만 공연장의 시설보다 그 공연장을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았다.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자연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월드뮤직그룹 공명에게는 그렇다. 이번 축제에 참여한 공명의 작품은 자연을 소재로 한 3개의 작품들 중 하나이다.
공명은 2011년부터 〈Space Bamboo〉, 2012년 〈With Sea〉 그리고 2013년 〈고원〉 등 자연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Space Bamboo〉는 대나무 숲의 정서가 담겨있고, 〈With Sea〉는 바다, 그리고 〈고원〉은 한국의 고원을 공명의 감성으로 담았다. 이번 스웨덴 라트빅에서 열린 ‘제35회 유럽방송연맹 민속축제’는 공명의 〈고원〉 작품 중에서 7개의 곡을 연주하였다.
공연 당일에는 어느 페스티벌에서든지 항상 리허설 시간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기대했던 바와 달리 프로그램 진행이나 공연장 시스템(조명, 음향 등)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방송연맹이 주최한 프로그램인 만큼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으로 유럽 각지에서 라디오를 통해 공명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큰 매력을 가진 축제라고 생각한다. 축제에 참가한 공연단체의 모든 공연을 보지는 못했으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예술가들을 만나게 되어 기뻤던 축제였다.
그리고 현지 주민을 공연장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남지만 앞으로 이 축제가 지역 주민들과 더 잘 어울려 진행되는 축제로 발전되길 기대한다.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이 몇 가지가 될까?’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은 또 몇 가지가 될까?’
사람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을 배워가는 일이다.
월드뮤직그룹 공명은 음악을 통해 여행한다. 그 여행 중에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보듬고 사랑을 한다. 그런 과정이 관객들에게
음악으로 솔직하게 다가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객들에게 국적과 나이를 초월해 공명의 음악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행복한 자기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특별하지만 평범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사입력 : 2014.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