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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

2014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총회
한국 개최의 의의 및 성과, 향후 과제

이필 (2014 AICA 총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 총회 및 만찬 후 단체사진
    총회 및 만찬 후 단체사진


한국미술평론가협회와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는 2014 국제미술평론가협회 학술대회 및 총회 (AICA International Congress)를 10월 8일부터 16일까지 한국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63개국의 4천6백여 명의 AICA 회원 중 30여 개국으로부터 80여 명에 이르는 AICA 회원 및 해외 저명 미술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했으며 국내의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미술사학자, 학부 대학원생, 타 분야 학자들을 포함하면 총 150여 명 이상이 행사에 참여하였다. 회장단 선거가 있는 이번 총회에는 북․남미, 오세아니아,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 지역의 인사들이 입국했는데 어떤 대회보다도 다양한 국가가 참여한 이례적인 국제행사였다. 현대미술의 비평, 이론, 교육 등의 선도를 도모하는 취지의 이번 행사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와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가 주관했으며 주최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 문화체육관광부, 수원문화재단, 국립현대미술관, 후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수원시가 맡아 각기 역할을 담당했다. 총 9일에 걸쳐 치러진 이번 행사는 사전행사, 학술행사, 총회, 분과회의, 부대행사, 사후행사 등으로 이루어졌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로 개막을 알린 이번 학술대회의 발제자로 총 20여 개국에서 25명이 참가했다. 학술대회의 대주제는 ‘미궁에 빠진 미술비평(Art Criticism in a Labyrinth)’으로서 미술관 작품 수집 및 전시, 비엔날레 기획 등 자본을 직접 실행하는 전시 큐레이터에게 미술계의 권력이 편중된 현재 미술비평의 현주소에 대해 제고해 볼 것을 제안했다. 미술평론가와 큐레이터, 미술시장과 제도, 관람자와 작가, 미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논할 뿐 아니라, ‘분열’로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미술비평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그 방법론이 무엇인지를 토론하는 데 대회의 목적을 뒀다. 학술대회의 대 주제는 다시 ‘분열된 사회에서의 미술비평’, ‘소셜 네트워킹 시대의 비평적 글쓰기’, ‘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담론들’ 등 각기 다른 3개의 소주제로 나누어져 논의되었다. 학술대회 첫 번째 날은 글로벌한 사회에서 각기 다른 이념적, 종교적, 문화적, 윤리적 사고를 가진 다양한 사회와 국가에서의 미술비평이 서로 공존하는 듯 배척하는 현 상황을 진단했다. 둘째 날은 가속화된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소통의 시스템이 급변하고 속도가 빨라진 동시대 미술비평의 역할과 비평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했다. 이날 기조 발제자로 미디어 이론의 세계적인 석학 레브 매노비치(Lev Manovich)가 전자 출판,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미디어 시대에 ‘문화적 패턴들을 시각화하기’를 발표했다. 특히 존 클락(John Clark)과 사이먼 몰리(Simon Morley)가 기조 발제자로 구성된 아시아 현대미술 담론 부문은 비아시아권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아시아 현대미술의 오늘을 논하는 의미 있는 담론의 장이었다.
전례 없이 다수의 해외 비평가들이 한국을 방문하였던 만큼 조직위원회는 그들이 한국미술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한국의 주요 미술행사 참여를 유도하고 인문학적 연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대만과 공조한 후속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방문자들의 한국 문화예술 현장의 경험을 위해 조직위원회는 때맞춰 한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주요 비엔날레 및 백남준미술관 관람을 행사에 포함시켰다. 조직위원회는 부산비엔날레에서 주최하는 특별 세미나 기획 단계에 공동으로 참여하여 본 행사의 참여자를 발표자 및 토론자로 섭외했으며, 미디어시티 서울과 광주비엔날레로부터 무료입장, 환영 리셉션 및 도록 제공, 전시 설명 인력 제공 등을 사전 도출했다. 이번 행사에 대해 타 인문학 프로그램에서도 관심을 보였는데,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발칸연구소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학술대회의 주제 ‘분단을 넘어 화합’이, 첫째 날 학술행사의 주제인 ‘분열된 사회에서의 미술비평’과 일맥상통하여 본 행사에 참여한 동유럽발칸 지역에서 온 미술평론가들이 동유럽발칸연구소의 학술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조직위원회는 가능한 한 많은 해외 비평가의 참여를 유도하여 한국 현대미술 및 비평의 현 수준을 공유하는 한편, 국내 미술비평의 활성화를 목표로 국내 미술이론가 및 미술 전문 국제 학술행사에 관심 있는 미술인, 학부 대학원생 및 일반인에게 행사를 공개했다.

세계의 미술 담론을 여는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한국미술평론가협회는 국내 미술비평의 지엽성을 극복하고 개방화로 이끄는 의미 있는 계기로 삼는 한편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현대미술과 관련된 다양하고 독자적인 담론(비평, 이론, 미술사, 교육, 미술시장 등)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고유성을 모색할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또한 이번 행사는 미술비평이 대중과 고립된 영역이 아니라 개인의 문화 욕구 충족 및 문화 전반의 발전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인식시킬 기회가 되었다. 해외의 비평가들은 한국미술계를 파악함으로써 향후 교류 및 협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번 행사의 참여자들 중 한국과 교류가 있었던 영국, 프랑스 비평가들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수가 한국을 최초로 방문했다. 한국을 최초 방문한 인사들은 한국의 다양한 미술행사를 관람하고 한국 미술의 현황을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 그들 중 다수가 한국에서 참여한 행사 후기를 자국의 매체를 통해 발표했는데, 이런 후기는 세계에 한국의 문화, 예술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귀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한국 미술비평을 알리는 출판 사업을 추진하고, 스웨덴에서는 이번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 미술에 대한 강연을 구성하는 등 몇몇 국가에서 사후에도 지속적인 접촉을 해왔다. 조직위원회는 주요 미술 관련 국제행사 및 미술관 방문 등 다양한 부대행사 기획을 통해 한국 미술 현장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 장기적으로 국제 교류전 및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 한국 미술시장의 확대에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이번 행사는 서울과 수원에서 개최되었는데,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보유한 유서 깊은 역사문화도시 수원은 행사 유치를 통해 수원시의 역사와 문화예술의 진면모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를 확보하였다. 더불어 2015년 수원시립미술관 설립을 앞두고 수원시의 미술 문화 성장 가능성과 역량을 국내에 사전 홍보하고, 문화예술 기반 시설의 운영 방향에 대해 내실 있는 점검을 하였다. 또한 본 행사에 참여하는 국제적 미술 전문가와 행사의 온․오프라인 적극적인 국제적 홍보로 수원시의 문화예술 지원과 문화적 역량을 전 세계에 집중적으로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

이번 행사는 문화 외교를 통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한국의 전통 및 현대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기회로써 활용한 본 행사에 참여한 해외 문화 전문가들은 자국에 지속적으로 한국의 문화적 전통과 잠재력 등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또한 공공 외교의 한 실례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행사 유치는 이외에도 국내 비평의 지평 확대, 예술행정 수준 도약의 계기, 국내 미술비평의 존재 확인과 국제적 위치 제고 등 많은 성과를 내었다. 또한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에 대한 많은 향후 과제를 남겼는데, 국제적인 인적 학문적 교류 활성화 방안, 국제 행사 전문 인력의 지속적인 훈련 방안, 행사 주최 주체 간 협력체계 개선 등이 그것이다.


  • 학술대회 기조 발제자 레브 매노비치
    학술대회 기조 발제자 레브 매노비치
  • 학술대회 토론 장면
    학술대회 토론 장면
  • AICA 시상식 장면
    AICA 시상식 장면


[기사입력 : 201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