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호보기
  • 구독신청
  • 구독자의견
  • 아르코발간자료
  • 인쇄
  • 맨위로 이동

지역 소식

[중부] 지역의 예술적 잠재력으로 성장하는 극단 마당

이성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부권 문화협력관)
  • 〈달강달강〉 공연 장면
    〈달강달강〉 공연 장면
  • 〈달강달강〉 관객들
    〈달강달강〉 관객들
  • 〈달강달강〉 공연 후 관객과 함께
    〈달강달강〉 공연 후 관객과 함께


충청북도 단양군에 있는 극단 마당은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작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극단을 만들고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스토리와 민속을 소재로 작품을 창작하여, 지역의 예술적 역량을 개발하고 자생력을 키워 나가는 소박하면서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되는 단체이다. 극단 마당의 김상철 대표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극단 마당은 단양의 지역 주민을 규합하여 2001년 설립된 이래 취미활동 수준으로 단양군 행사에 참여하는 등 간헐적인 활동을 전개해 오다가 3, 4년전부터 공연 기회가 늘어나고, 창작 여건이 좋아지면서 단체의 역량이 크게 향상하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극단 마당은 4년 전 단양군이 개최하는 온달축제 때 죽령 지방의 전설인 ‘다라구 할머니’를 소재로 한 작품을 지역 춤패 등 단양 지역의 예술 자원을 규합하여 공연하게 된다. 그동안 녹음된 음악으로 공연을 해오다가 그해 연말 악극 〈나그네 설움〉의 음악을 라이브 연주로 처음 공연한 것도 단체에게는 커다란 진전을 의미했다.


  • 〈청산별곡〉 도끼 상소
    〈청산별곡〉 도끼 상소

3년 전에는 문화관광형 시장사업의 지원을 받은 단양의 전통시장인 구경시장으로부터 상설공연을 개최하자는 제안을 받아 극단 마당이 ‘우탁 선생’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 〈청산별곡〉을 공연한다. 우탁은 도끼 상소(지부 상소: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머리를 쳐 달라’는 뜻으로 도끼를 지니고 올리는 상소)의 주인공으로 선비를 표상하는 그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이 극단은 장소여건상 시장에서 공연하기 어려워 온달 관광지, 천동 관광지, 대명콘도 등에서 구경시장의 간판을 달고 공연했다.
극단 마당은 단체의 레퍼토리 개발을 병행하여 4·19의거 지역 참가자를 기리는 기념행사에 참가하고, 단양에서 열린 한국민속예술제, 우씨 문중의 〈우탁 이야기〉 초청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극단 마당은 단양 지역의 유일한 극단이다. 극단이 성장했다고 하나 아직 변변한 활동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사무실도 없어 단양예총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단원 관리도 매우 느슨하다. 공연마다 능력과 형편을 고려하여 참가자가 결정되고 새로운 인물이 참가하기도 한다. 공연 참여는 관심이 있고 재능과 끼가 있는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참가자들이 공연마다 역할을 정한다. 연출, 연기, 노래 등 다양한 역할을 고려하여 적성에 맞고 잘하는 단원이 그 일을 맡아서 한다.
극단 마당은 상근 단원은 한 명도 없으며 공무원, 지역 아동센터장, 검침원, 선거운동원, 식당 주인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원은 희곡 작가로서 단양군청의 공무원인 김상철 대표와 같은 전문적인 예술가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 아마추어 예술가이다. 그중 일부는 서울에서 예술 활동을 하다 지역으로 내려온 상당한 수준의 기량을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다. 단원들이 모두 본업과 병행하다 보니 극단 활동은 각자의 생계활동 외에 부수입을 얻게 되기도 한다. 극단 마당은 단원들의 사정을 고려하여 공연 활동 수익금을 배우 중심으로 배분한다고 한다.


  • 악극 〈나그네 설움〉 연습 장면
    악극 〈나그네 설움〉 연습 장면

극단 마당의 공연은 단양 지역의 고유한 스토리와 민속을 소재로 창작된 작품으로 예술적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후원자인 지자체의 정책 방향에 맞추어 작품의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강점이다. 인구가 31,000여 명에 불과한 단양에서 주 관객인 관광객에게 단양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 극단의 전략이다. 극단이 작품 제작을 위해 지역의 다양한 소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자체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함양해 나가는 것도 지역 단체가 지닐 수 있는 장점이다.
연말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악극 〈나그네 설움〉이 공연될 예정이다.

극단 마당은 단체가 구비하지 못한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의 예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체적으로 무대 장치를 만들다가 지역에 거주하는 설치미술가인 석파 김원경에게 자문을 구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것은 극단의 창작 역량이 향상되는 또 하나의 발견이었다. 극단 마당은 춤패, 면 단위 풍물패, 색소폰 동호회, 밴드 등 지역이 가진 예술 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지역의 자원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음악 작업은 외부 지역 예술가와의 협력으로 보완하고 있다.
극단 마당의 성장은 지역의 예술 지형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에는 군이 개최하는 예술 행사에 외지에서 예술단체를 초청하여 진행했으나 내용의 특성이 약하고 지역의 예술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반복되었다. 이제는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된 극단 마당의 역량이 향상되어 수도권 단체에 못지않은 실력으로 관객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상철 대표는 작은 지역일수록 예술단체에게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며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했다. 그는 충청북도의 경우 많은 예술단체가 청주에 집중되어 수월성과 차별성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미친 짓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수월성과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대표의 표현이 과장되게 들리지 않았다.

올해도 극단 마당은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충청북도 도특화공연사업의 지원을 받아 온달과 평강의 사랑 이야기 〈달강달강〉을 공연했다. 한 작품만 지원하는 사업에서 극단 마당의 작품이 선정된 것은 충북 지역에서 극단 마당이 이룬 성과에 대한 평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극단 마당은 〈달강달강〉을 금년 5, 6월에 온달관광지에서 21차례 공연하였으며 공연 당 200~300명이 관람하는 성황을 누렸다. 또한 서울 한강문화축제와 청주문화재단으로부터 초청받았고, 단양군의 온달축제 참가 등 올해 8회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충북문화재단의 집중 지원사업인 예술기획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올해 9월 말 발표할 또 하나의 작품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남한강 민요 소리를 소재로 도담삼봉에 바지선을 띄워 공연하는 작품으로 새롭고도 의욕적인 시도가 될 것이다.

극단 마당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작은 규모의 내실 있는 작품으로 비용은 줄이되 감동은 키우는 방향으로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김상철 대표는 작품 제작, 초청공연 섭외 등 극단 활성화에 핵심 단원의 역할이 중요하며, 작품 활동 회수가 많아지고 내용이 충실해짐에 따라 공연 요청이 증가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창조하는 지역 예술단체의 자생력 강화는 지역의 문화예술 역량 향상의 주체이며 지역 문화의 발전을 요구하는 시대적 현상이다. 지역의 자생적인 역량 형성의 추세 속에서 지역마다 특색을 지닌 다양한 예술 활동의 전개가 전국적으로 균형 잡힌 문화발전을 구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 마당도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단체의 작품 활동이 증가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제고하기 위해 요구되는 시간과 노력이 증가하고 있으나 단원의 과외활동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업무의 과부하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시간제 극단으로서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문제가 닥친 것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단원을 고루 갖추지 못하고 나이 많은 단원이 극단의 주축이라는 점도 단체가 풀어야 할 문제이다. 젊은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배역에 맞지 않는 연령대의 배우가 연기를 맡아야 하는 경우가 있어 아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젊은 단원들이 많이 들어와 단체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과제에 대한 대책은 극단 마당의 지속적인 발전을 뒷받침하는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 〈청산별곡〉 별장
    〈청산별곡〉 별장

    (사진: 극단 마당)
  • 〈청산별곡〉 별장

아르코 로고

[기사입력 : 201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