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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

[싱가포르] 싱가포르 아트 위크
도시가 들썩이는 미술 축제

주은영 (미술시장리서치컴퍼니 에이엠콤파스 대표)
  •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가나아트갤러리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가나아트갤러리
  •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Looking In/Looking Out》 특별전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Looking In/Looking Out》 특별전
  •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우기라던 1월의 싱가포르는 하루 한 차례 정도의 비만 짧게 내릴 뿐, 청명한 날씨를 뽐내고 있었다. 1월 17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싱가포르 아트 위크’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날씨였다. 싱가포르 국립 예술위원회, 싱가포르 관광청,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싱가포르 아트 위크는 미술관, 비영리기관, 미술상 시상식, 갤러리, 아트페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100여 개의 미술 이벤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국제아트페어인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가 열려, 미술을 즐기려는 싱가포르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 미술관계자들이 방문하여 싱가포르 곳곳은 다채로운 미술행사로 들썩이고 있었다.

l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2015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는 21일 VIP 오프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29개국 152개 갤러리가 참여한 올해 행사에는 참여 갤러리의 75%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갤러리들로 이루어져 “We Are Asia(우리는 아시아다)”라는 슬로건답게 아시아의 대표 아트페어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사실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는 그동안 홍콩의 아트바젤 홍콩과 끊임없이 비교를 당하며 아시아에서 2인자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지역 컬렉터들을 대거 흡수하고, 해외 컬렉터들에게 동남아시아 미술을 소개하는 플랫폼을 만들면서 동남아시아 미술의 관문으로 페어를 브랜딩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주최 측의 전략은 1,000㎡라는 공간을 할애하여 기획된 동남아시아 플랫폼에서 잘 드러났다.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킴 응(Khim Ong)이 기획한 〈Eagles Fly, Sheep Flock – Biographical Imprints〉는 동남아시아 작가 32인을 소개하는 특별 전시였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다른 동남아시아 미술을 한 장소에서 선보이기 위하여 킴 응은 작가들의 예술적 실천(Artistic Practice)을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32명 작가들의 서로 다른 예술적 실천 및 방법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개개인의 일상과 현실적 문제를 선보인 것이다.

올해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에서는 한국 갤러리와 작가들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갤러리 현대, 가나아트갤러리, 이화익갤러리 등 13개의 한국 갤러리가 참여하였다. 갤러리 현대는 싱가포르미술관(Singapore Art Museum)에서도 작품이 전시되어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았던 최우람의 작품을, 가나아트갤러리는 이환권의 조각과 윤명로의 회화작품 등을 선보여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파리의 갤러리 페로탱에서는 단색화 작품으로 국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박서보의 작품이 갤러리 부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박서보의 색색의 작품은 조현화랑에서도 선을 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고 그레이월의 변홍철 대표가 기획한 한국 미술 특별전인 《Looking In/Looking Out》은 강서경, 김채원, 박진아, 최원준 등 네 명의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여 눈길을 끌었다. 회화, 조각·설치, 비디오, 혼합매체 등 다양한 매체를 한 공간에서 선보임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선보였다. 특히 일상의 오브제들을 무작위로 배치해 전시장 천장에서부터 흩날리는 김채원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을 전시 부스로 이끌었다. 강서경 작가는 회화와 설치작품을 동시에 선보여 공간을 구축하는 ‘페인톨레이션(paintallation, 페인트와 인스톨레이션을 합성한 조어)’을 선보였으며, 최원준 작가의 3채널 영상 작품인 〈만수대 마스터클래스〉와 전시 부스 외벽에 걸린 박진아 작가의 회화 작품들은 공항의 다양한 광경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영국 유명 아티스트 듀오인 길버트&조지(Gilbert & George)의 책 사인회 행사가 열린 VIP 오프닝 날에만 7천여 명이 다녀가고, 5일간의 행사 기간 동안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는 명실상부한 싱가포르 대표 미술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l 39 케플 로드

싱가포르 탄종 파가 신항만 터미널에 위치한 39 케플 로드(39 Kepple Road) 창고는 세계적인 항만 시설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컨테이너 박스가 즐비한 이곳에 미술품 전문 운송 업체인 헬루트랜스(Helutrans)는 “Artspace@Helutrans”를 운영하며 특별전시, 옥션 프리뷰 전시 등을 진행한다. 또한 같은 창고에는 리차드 고 파인 아트(Richard Koh Fine Art), 갤러리 스테프(Gallery Steph), 이칸 인터내셔널 아트(IKKAN Art International) 등의 미술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싱가포르 아트 위크를 맞이하여 아트스페이스에서는 베를린 출신으로 싱가포르 미술계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독일 갤러리 ARNDT의 특별전 《ARNDT 20+2 Anniversary Show》가 열렸다. 이칸 인터내셔널 아트에서는 〈Moving Light, Roving Sight〉라는 제목으로 아홉 명의 국제적인 작가들의 디지털, 비디오, 뉴미디어 작품을 소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혜규 작가의 〈Jewel-Wish Table Light(2010)〉, 제니 홀저의 〈Truisms〉, 그리고 일본의 아티스트 그룹 teamLab의 인터랙티브 작품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등이 전시되었다. 특히 teamLab의 설치 작품은 관람객들의 발걸음, 손짓에 따라 꽃이 피어났다가 지고, 관람객들의 동선에 따라 음향 효과가 달라져 관람객들이 작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리차드 고 파인 아트는 말레이시아 신진작가를 소개하는 〈Malaysian Art, A New Perspective〉를 선보여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말레이시아 현대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l 길만 바락스

옛 군사 지역을 새로 개발해 갤러리들을 유치하여 아트 클러스터로 조성한 ‘길만 바락스’는 평일 오전에 방문하면 푸르른 녹음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조성 3년 만에 싱가포르 미술계의 허브로 빠르게 자리 잡은 길만 바락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아트 애프터 다크(Art After Dark)〉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길만 바락스에 위치한 갤러리와 전시공간들이 금요일 저녁 시간 동안 공동으로 전시 오프닝을 열고, 길만 바락스 곳곳에서 공연, 네트워킹 파티 등이 진행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이끌어냈다.
  
특히 국립난양기술대학교의 아트센터인 NTU Centre for Contemporary Art, Singapore에서 열린 양푸동의 개인전 《Incidental Scripts》는 놓쳐서는 안 되는 전시로 회자되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열리는 양푸동의 개인전에서는 영화 제작 과정을 7개의 카메라로 담아내는 〈The Fifth Night(II) Rehearsal〉, 3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 〈About the Unknown Girl - Ma Sise〉 등 네 작품이 소개되었다. 이 외에도 ARNDT 갤러리에서는 길버트&조지의 개인전을, 펄램 갤러리에서는 카를로스 롤론(Carlos Rolon/Dzine), 순다람 타고르 갤러리에서는 히로시 센주(Hiroshi Senju)의 전시를 진행하여 국제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l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시그니처 미술상(Signature Art Prize)

마지막으로 소개할 프로그램은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에서 열린 시그니처 미술상 전시이다. Asia Pacific Breweries Foundation에서 진행하는 시그니처 미술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현대미술을 후원하기 위한 미술상이다.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에서는 중국, 일본, 한국, 태국, 대만, 호주, 인도의 작가들 중 최종 후보로 선정된 15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최우람 작가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어 〈Custos Cavum(Guardian of the hole)〉이라는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수상자로는 비디오 설치 작품인 〈PYTHAGORAS〉를 선보인 싱가포르 작가 Ho Tzy Nyen이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열린 프루덴셜 싱가포르 아이(Prudential Singapore Eye), 싱가포르 식물원 ‘보타닉 가든’에서 열린 주밍 조각전, 싱가포르 타일러 프린트 인스티튜트(STPI)에서 열린 수잔 빅터 개인전 등 다양한 미술 행사가 싱가포르 곳곳에서 열렸다. 미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미술관부터 비영리기관, 국제적인 갤러리와 작은 지역 갤러리까지, 한 곳에 선보이는 싱가포르 아트 위크를 돌아보며 무엇보다도 탁월한 기획력과 홍보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힘임을 알 수 있었다.


  • 39 케플 로드 이칸인터네셔널아트 teamLab의 인터랙티브 작품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39 케플 로드 이칸인터네셔널아트 teamLab의
    인터랙티브 작품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 길만 바락스 펄램 갤러리
    길만 바락스 펄램 갤러리
  •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시그니처미술상 최우람 〈Custos Cavum〉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시그니처미술상
    최우람 〈Custos Cavum〉


(사진: 에이엠콤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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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