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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동규의 이심전심
“리더는 따라가는 사람이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삼류 리더는 자기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고, 일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 전국시대 말기 한(韓) 출신 한비자의 말로서 그는 통치술과 제왕학의 창시자라 불리고 있다. 오늘날 유명한 우스갯소리 중에 최악의 상사 스타일은 ‘머리는 나쁜데 부지런한 사람’이고, 최고의 상사 스타일은 ‘머리는 좋은데 게으른 사람’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다.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만 꼽는다면 '경영자의 그릇'이다. 경영자가 어떤 주관을 갖고 어떻게 꾸려 나가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명과 진로는 크게 달라진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쇼이치로와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히는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의 말이다. 조직은 제1인자의 고민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우수한 경영자는 기업의 운명을 바꾼다고도 한다. 어떤 이는 기업의 가치가 1000냥이라면 CEO의 가치는 900냥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CEO 1인의 결단과 판단에 따라 기업 전체가 생과 사의 능선을 넘나드는 것이 다반사다. 결국 기업경영의 성공 여부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가 얼마나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경영 요소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평가되는 리더십은 과연 무엇일까?

리더십에 관한 연구는 1920년대 미국 군대에서 본격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현대적 의미의 리더십은 경영관리자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개인이나 집단행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으로서 그 핵심은 목표 지향성, 집단 성원 간의 관계, 영향력/권력(power)의 3요소다. 그러나 무엇이 바람직한 리더십인가에 대한 명쾌한 합의는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리더십의 정의는 이 세상 리더 수만큼 있다’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그러나 어떤 정의를 내리더라도 리더의 유일한 공통점은 따르는 사람(follower)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것은 결국 성과라는 산출물로 귀결된다. 경영이란 한마디로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과를 내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코터(J. P. Kotter) 교수는 저서 『Leading Change』에서 리더의 역할과 특성에 대해 다음 3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첫째, 조직의 방향 설정(Establishing direction)
  둘째, 조직원의 정렬(Aligning people)
  셋째, 동기부여와 고취(Motivating & inspiring)

결국 리더십이란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안내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보였다고 평가되는 GE의 전 회장 잭 웰치(J. Welch)의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리더십은 지위의 문제가 아니다. 위에서 내려다본다고 리더십은 생겨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하면서 방향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리더십에 대한 오해는 크게 다음 세 가지다.  
첫째, 리더는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대개의 리더는 개인의 성장 과정, 교육/훈련, 직장 경험, 노력 등을 통해 후천적으로 개발된다.
둘째, 리더십은 조직의 최정상에만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리더십은 비단 최고 경영층만이 아니라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조직 각 부문에서 발휘될 수 있는 의식과 행동 패턴이다.
셋째, 리더에겐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오히려 카리스마는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유념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도 필요하고 관리자도 필요하다. 리더로서 경영자는 단순히 어떤 원리 원칙에 의거하여 조직원들이 그를 따르게 하기보다는, 그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에 대한 유명한 명언, 즉 “Managers get other people to do, but leaders get other people to want to do.”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더십의 요체는 열심히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다. AOL 창업자인 케이스 회장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CEO가 되고 싶다.”라는 말의 심오한 뜻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우리들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국내 리더들의 공통점은 일단 매우 성실하고 솔선수범형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리더는 모든 걸 자신이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형이며,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리더도 결코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실패한 경영자 연구의 공통점 중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항목이 바로 ‘조직원의 헌신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라는 사실은 역시 경영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기술이란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리더십은 ‘배울 수는 있으나 가르칠 수는 없다’라고 말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불리는 한비자는 수천 년 전에 이미 이러한 진리를 꿰뚫고 "부하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시키면, 위에 선 사람은 할 일이 없어진다. 위에 선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면 오히려 일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라고 갈파하였다. 말더듬이였던 그는 실제로 지엄한 군왕 앞에서 “폐하가 설치면 될 것도 안됩니다.”라고 간언하였다고도 한다.
야후(Yahoo) 인수로 인생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중국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가 잭팟을 터뜨려 기사회생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리더십 원칙 중 “내가 사원들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원들이 나를 키우고 있다.”라는 말의 의미도 이것과 일맥상통한다.

새로운 제4의 물결이 넘실대는 속에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작금의 지구촌 ‘리더십 전쟁(Leadership War)’ 속에서 우리가 깊이 음미해야 할 역사 속에서의 최고의 리더십 경구는 무엇일까?

"진정한 리더는 따라가는 사람이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번영기를 지도한 위대한 의회정치가로 평가받는 영국 전 수상 벤저민 디즈레일리(B. Disraeli)의 말이다.


이동규
이동규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정책 자문 교수, 행자부 정부혁신관리위원(대통령 표창),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평가위원을 거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정부경영평가단 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생산관리학회 부회장, 품질경영학회, 서비스경영학회, 문화예술경영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기타 행정자치부 정책자문위원, 한국철도공사(KR) 경영자문단 CS위원장, LG 그룹 경영 자문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영코드』(21세기북스) 외 품질경영과 서비스 분야에 관한 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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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