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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예술을 세계로 보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 현대예술의 흐름과 특징을 해외에 널리 알리고, 국제예술 교류 증진을 위해 영문판 『한국현대예술시리즈(Contemporary Korean Arts Series)』를 2011년부터 매년 3~4종씩 발간하였으며, 작년까지 총 10종이 발간되었다. 올해에 발간된 「오늘날의 국악(Gugak: Traditional Korean Music Today)」, 「한국 현대 창작극(Contemporary Korean Theater: Beyond Tradition and Modernization)」, 「한국 현대 발레(Contemporary Korean Ballet: Scenes and Stars)」 총 3종을 소개한다.
한국 현대 발레
Contemporary Korean Ballet: Scenes and Stars

문애령 (무용평론가)
  • Contemporary Korean Ballet 책표지
     

『한국현대예술시리즈』 무용 분야 세 번째인 이 책은 서양 고전무용인 발레가 한국에 정착한 과정과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의 한국 발레 소개에 초점을 두고 역사를 역으로 추적해 펼쳐놓아 전후 맥락을 맞춰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도입기에서 정착기까지의 역사, 직업 단체, 국제교류, 발레 스타, 주요 안무가, 발레 레퍼토리 순으로 다뤘고, 그 기술 과정에서 한국 발레의 발전상과 미래의 과제가 드러난다.

제1장에서는 한국인들이 발레를 접하게 된 계기로부터 현재의 무용 사회가 형성된 배경까지를 다뤘다. 외국 발레단의 내한공연은 1930년대 전후에 시작되었고, 한국인들이 공연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1945년 이후, 즉 일본에서 발레를 접한 남성 무용가들이 해방과 함께 귀국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1950년의 전쟁은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켰고, 그들이 현재의 무용계와 직결되는 뿌리 같은 존재가 된다. 일례로, 국립무용단장으로 송범이, 국립발레단장으로 임성남이 오랜 기간 재직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발레는 급성장을 이룩했다. 대한민국 전체에 불어온 국제화 바람은 외국인 안무가 초청, 발레 조기유학으로 이어졌다. 이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역시 큰 변화의 물결을 적극 수용하며 발전을 주도했다. 키로프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되었고,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2000년을 전후로 국립발레단에서 〈스파르타쿠스〉,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를 안무했다. 두 발레단은 공히 러시아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차원이 다른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


제2장에서는 주요 직업 단체를 소개했다. 국립발레단의 임성남, 김혜식, 최태지, 김긍수, 박인자로 이어지는 역대 단장 겸 예술감독들은 각각 최선의 재임 기간을 보냈다고 평가된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과 역대 예술감독인 에드리

언 델라스, 다니엘 레반스, 로이 토비아스, 부르스 스타이블,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유병헌은 모두가 외국 단체의 경험을 살려 유니버설발레단의 빠른 성장을 견인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김인희 단장과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이끄는 창작발레단으로 개성이 돋보이고, 시립 단체들 중 유일하게 발레를 공연하는 광주시립무용단은 박금자, 박경숙, 이영애, 김유미 단장이 지역 발레 활성화에 일조해 왔다. 이 장에서는 여러 예술감독들의 작품 성향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제3장에서는 한국의 발레가 어떤 계기와 방식으로 국제적 교류를 했는지 보여준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후반 즈음에 국제교류가 특히 활발했는데, 외국 단체의 내한공연, 발레스타 갈라 공연, 그리고 한국인의 외국 콩쿠르 참가로 구분해 소개했다. 외국 단체 공연으로는 영국 로열발레단, 베자르 로잔발레단, 스페인 국립발레단, 몬테카를로발레단,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와 보스턴발레단,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쿨베리발레, 어드벤쳐스 인 모션 픽쳐스 등의 반향이 컸고, 1995년 이후 빈번했던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내한은 2014년 강수진이 국립발레단장이 되면서 보다 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곳의 레퍼토리를 한국 초연할 것이므로 국경을 초월한 발레 문화의 계승을 점칠 수 있다.
2000년에 당시 세계무용센터(세계무용연맹 한국지부) 김혜식 회장과 동아일보가 개최한 갈라 공연은 한국 초유의 화려한 무대로 발레의 고급화와 대중화에 고루 영향을 주었다.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주역 줄리 켄트와 엔젤 코렐라, 파리오페라 발레단 주역 마뉴엘 레그리 등이 초청되었다. 그러나 2009년을 마지막으로 ‘벨르 에포크’는 막을 내렸다.
한국인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강수진이 로잔 콩쿠르에서 입상한 1985년을 기점으로 본다. 1998년 파리무용콩쿠르에서 김지영, 김용걸 커플이 그랑프리를 수상해 성공적 모델이 되었고, 점차 각국 콩쿠르 운영에 일조할 정도의 대규모 참가자들이 ‘한국의 힘’을 과시하게 되었다.

제4장은 가장 자랑거리가 많은 발레 스타 소개다. 국내 활동 중인 사람들과 외국 단체에 입단한 단원들의 이름을 한자리에 모았으나 너무 숫자가 많아 모두 소개하지는 못했다. 간혹 자료 제공 요청에 응하지 않아 빠진 스타도 있다. 국립발레단의 김지영, 이영철, 이동훈, 김리회, 이은원, 유니버설발레단의 황혜민, 엄재용, 이용정, 서울발레시어터의 정운식 등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스타로 소개되었다. 배주윤, 김세연, 김현웅, 서희, 강효정, 한서혜, 박세은, 하은지, 채지영, 이현준, 최영규, 이상은, 김유진, 권세현, 김민정, 양채은 등이 해외 활동 중인 스타이며, 발레 전공자들의 외국 진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안무자를 다룬 제5장은 미국이나 유럽의 직업 단체에서 안무한 경력자와 2011년부터 시작된 ‘창작산실’ 선정 안무자들만을 다뤘다. 이처럼 최소한의 범위를 고수한 이유는 모든 무용가가 곧 안무가이거나 예정자인 관행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우 창의적인 신작을 꾸준히 발표해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조주현 교수 같은 인재가 빠지는 모순이 있었음을 밝힌다. 창작산실에 출품한 안무자는 2011년 김경영, 김용걸, 서미숙, 백영태, 2012년 백연옥, 이고은, 정형일, 김길용, 2013년 조윤라, 이원국, 문영철, 이상만이다. 이 기획공연은 우선 개인 무용단에게 보다 안정적인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 무대 증가, 전문가 집단의 활동 증가, 그로 인한 접근성 확대와 친밀감 형성이 대중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 안무가로는 제임스 전, 김선희, 허용순을 선택했다. 제임스 전은 기존 발레 형식에서 벗어난, 감정을 독창적으로 다루는 역동적 작품으로 주목받으며 서울발레시어터의 인지도를 높였다. 네바다발레시어터에서 2001년 〈생명의 선(Line of Life)〉, 2002년 〈이너 무브스(Inner Moves)〉, 2004년 〈12를 위한 변주(Variations for 12)〉를 안무했고, 2008년 애리조나 노바발레단에서도 〈이너 무브스(Inner Moves)〉를 안무했다. 김선희의 주요 작품으로는 〈속세의 번뇌가〉, 〈인어공주〉, 〈클래시컬 심포니 in D〉 등이 있다. 2013년 미국 워싱턴발레단 발레미스트리스 및 안무자로 활동했다. 세계 무대에서 인기 높은 안무가 허용순은 2001년 〈그녀는 노래한다(Elle Chante)〉를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30개 이상의 작품을 안무했다. 〈천사의 숨결(Breath of an Angel)〉,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등을 대표작으로 꼽는다. 미국 털사발레단, 오스트레일리아 퀸즈랜드발레단, 터키 앙카라국립발레단, 터키 이즈미르국립발레단, 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 에센발레단, 하겐발레단, 슈베린발레단, 코부르크발레단, 아우크스부르크발레단 등 많은 단체에서 그녀의 작품을 공연했다.

제6장에서는 주요 발레단의 레퍼토리 중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렵거나 대중적 인기가 높은 창작품을 소개했다. 그 결과 ‘한국적’이거나 ‘동화적’ 작품이 많았다. 유니버설발레단 공연 목록에서 〈심청〉, 〈춘향〉, 〈이것이 인생이다(This is Your Life)〉를 꼽았고, 국립발레단에서는 〈왕자 호동〉과 〈포이즈〉를 선택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모든 레퍼토리가 창작이라 〈현존(Being)〉 시리즈와 〈백설공주〉,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택하는 데 얼마간 고심했다. 광주시립무용단의 대표작으로는 〈성웅 이순신〉을 선택했고, 전문적 기량과 학생 단체의 순수함이 결합된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도 대표적 레퍼토리에 포함되었다.
오늘날의 발레는 19세기의 낭만발레와 고전발레, 그리고 20세기 이후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창작발레로 구분된다. 이 긴 역사를 단기간에 모두 수용한 한국 발레의 발전상은 놀랍다. 30년 전에는 한국의 발레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갈채를 받는다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더 큰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아르코 로고

[기사입력 : 2014.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