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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사람

울림이 있는 몸짓,
관객을 감동시키는 무용수 김설진

송미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부)
  • GRAZIA 화보
    GRAZIA 화보 ⓒGRAZIA
  • Mnet 〈댄싱9〉 김설진
    Mnet 〈댄싱9〉 김설진 ⓒMnet

김설진의 춤을 보고 있으면 감정이 울컥해진다. 그가 무대에서 보여준 작품뿐만 아니라 〈댄싱9〉에서 보여준 그의 춤은 관객들은 물론 방송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최근 팬클럽도 생기고, 그가 출연하는 공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지난 창작산실 얼리버드 티켓 오픈 때는 5분 만에 티켓이 매진되며 티켓 예매에 성공 못 한 팬이 패러디 영상을 올려 웹상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용계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였던 그가 〈댄싱9〉 이후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으면서 다양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 요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를 대학로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Q. 최근 다양한 활동으로 바쁜 것 같다. 예술가의집에서 진행하는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

요즘 내가 예전에 작업했던 작품을 조금씩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 〈댄싱9〉 이후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는데, 그들에게도 현대무용을 보기 위한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이해하기 쉬운 작품부터 조금씩 관객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다. 예전부터 게릴라성 워크숍은 많이 진행했는데, 이번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은 강연 프로그램이라서 부담감이 크다. 몸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춤에 대한 이야기도 하겠지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에게 하는 교육 이야기다. 어렸을 때 나는 어떤 길을 가야할지에 대한 로드맵 같은 것이 있었고, 지금까지는 그 로드맵에 따라 살아온 것 같다. 근데 요즈음의 많은 사람들은너무 획일화된 길을 따라가는 것 같다. 아직 많지 않은 나이에,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프로그램에 어떤 분들이 참석하는지에 따라서 이야기하는 방향이 달라질 것 같다.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된다(웃음).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은 매주 목요일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개최하는 프로그램으로 10월 30일, 아홉 번째 패널로 김설진이 참여한다. ※[자세히 보기]


Q.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무용창작산실 작품 〈안녕〉에서도 88만 원 세대를 표현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녕〉 작품은 Hi일 수도 Good-bye일 수도 있는 그 경계선을 표현하고 싶어서 정한 제목이다. 실연심사에서 보여준 장면은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모습, 2년마다 높은 전세금에 계속 이사를 다녀야 하는 젊은 세대를 표현하고자 했다. 중간에 흘러나오는 뉴스도 장면에 맞게 편집해서 작업했다. 그런데 공연 직전에 컴퓨터가 고장 나서 작업해둔 것이 다 날아가 버렸었다. 다행히 저장해둔 파일이 있었는데, 완성된 버전이 아니고 일주일 전에 저장해놓은 버전으로 공연하게 되어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실연심사에서 떨어져도 따로 공연은 하자고 이야기했었는데, 운 좋게 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되어 연말에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되었다.

MOVER(김설진, 남현우)의 〈안녕〉은 2014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에 선정되어 12월 30~3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예매는 11월 3일부터 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시범공연 보러가기]


Q. 처음에 무용창작산실에 지원한 것을 보고 놀랐다. 해외 활동도 매우 바쁠 텐데, 창작산실 일정을 따라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이후 〈댄싱9〉에 나온 것을 보고 또 놀랐다. 해외 활동을 마무리하고 이제 국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인가?

피핑톰 무용단을 완전히 정리한 것은 아니다. 2016년 계획을 물어오고 있는데 해외의 경우 한 작품을 공연하게 되면 적어도 3년은 계약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직 고민 중이다. 국내 활동에 대한 갈망은 계속 있었다. 또 와이프와 딸이 한국에 있다 보니 국내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았다. 솔직히 창작 활동은 해외 환경이 더 좋다. 피핑톰 무용단의 작업 환경도 나와 너무 잘 맞고, 개개인의 개성을 잘 살리고 무용수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이 지금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Q. 〈댄싱9〉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출연 당시부터 화제였고 MVP까지 받았다. 이후 주변 시선도 신경 쓰이고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댄싱9〉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무용의 화려한 테크닉이 아닌 다양한 몸짓을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 오디션에서도 테크닉 보다는 기교한 몸짓을 보여줬다. 그랬더니 제작진이 계속 다른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더 기교한 몸짓을 보여주었고 그들은 나를 좀 이상한 무용수로 취급했었다(웃음). 예전에 콩쿠르에 나간 적이 있는데 그 당시 테크닉을 부각시킨 작품을 올렸고 1등을 받았었다. 그 이후 콩쿠르의 모든 작품이 예술적인 측면보다는 기술적인 측면이 부각된 작품들만 올라오는 것을 보고 충격도 받았고 회의감을 느꼈다. 그 이후 테크닉보다는 다양한 몸짓에 대한 연구를 한 것 같다. 운 좋게 나의 춤을 대중들이 좋아해 주어서 MVP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댄싱9〉을 보고 공연장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너무 고맙고 팬클럽을 만들어서 나보다 더 나를 홍보해주는 것도 너무 감사하다. 처음에는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내가 당연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 때문이었다. 내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님을 깨닫고 나를 내려놓았더니 그런 부담감은 사라졌다.
지난 9월 말에 ‘사직대제전야제 창작국악공연’에 참여했었다. 공연이 끝나고 한 분이 무대 뒤로 찾아오셨다. 그분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최근에 밖에 나오지를 못했는데 〈댄싱9〉을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아 용기를 내서 공연장에 찾아왔다면서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뭔가 깨달음을 얻는 듯했다. 작년 피핑톰 무용단 내한 공연 때 관객과의 대화에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용이 왜 필요하죠?”라는 질문에 답을 못했었는데, 그 공연 이후 해답을 조금은 찾은 듯한 느낌이었다.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연습실을 계약했다. 11월에는 공사가 끝나고 연습실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든지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다. 그리고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공연할 〈안녕〉 작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적어놓은 아이디어 노트가 6개나 된다. 예전에는 무조건 이 아이디어를 내가 기획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누군가가 나대신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몇 가지는 내가 실현시킬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아니다. 어쨌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웃음).

김설진 안무가이자 무용수는 존경하는 사람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찰리 채플린’을 이야기하면서 한 장르의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 그의 행보가 순수 무용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질타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가 무용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 014 무용창작산실 시범공연 Mover의 〈안녕〉 공연 장면
    2014 무용창작산실 시범공연 Mover의 〈안녕〉 공연 장면 ⓒ옥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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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