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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

[뉴질랜드]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과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 아시아 교류 

박지선 (독립 프로듀서, 프로듀서 그룹 도트)
  •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






뉴질랜드를 떠올리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고 작은 행사에서ㅤ늘 볼 수 있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합창은 그들의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ㅤ'waiata'라고 불리는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는ㅤ마오리 문화의 핵심으로 누군가의 메시지를 지지하는 표현의 방식이라고 한다. 공식 석상에서 제일 앞에 놓이는 마오리 언어의 환영사와, 이어지는 합창의 모습은 뉴질랜드ㅤ현재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다양한 문화와 언어의 공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 공존의 삶!

매년 3월에 열리는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Auckland Arts Festival) 또한 공존의 삶을 담고 있다. 페스티벌은 1948년에 시작되어 1982년까지 개최되었고, 2003년 오클랜드 시의회에 의해 다시 부활된 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예술축제이다. 올해는 3월 4일부터 22일까지 약 3주간 진행되었다. 축제는 연극, 무용, 서커스,ㅤ재즈, 클래식 음악, 록밴드, 시각예술 등 전 예술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예술축제로, 오클랜드 늦여름의 시공간을 예술로 가득 채운다. 축제가 시작되는 첫 주, 오클랜드 도메인에서ㅤ펼쳐진ㅤ프랑스 단체 그룹 F(Group F)의 공연〈Skin of Fire〉에서 하늘로 쏘아 올려진 화려한 불꽃은 오클랜드 전체를 축제로 초대하는 듯했다. 축제에 참가하는 예술가들도 첫 주 마오리족의 손님을 맞이하는 특별한 환영 의식인 포히리(Powhiri)에 초대받고, 뉴질랜드의 가족이 된다. 포히리는 부족에 따라 형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족의 가장 어른인 여성, 남성 대표의 환영 인사(물론ㅤ마오리ㅤ언어로 진행)로 시작되어 환영 노래가 이어지고, 모든 손님들은 부족들과 코를 맞대며 인사를 하고, 다 같이 음식을 나누게 된다. 이들에게 있어 축제는 뉴질랜드의 문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일종의 공동체적 의식이다.ㅤ
축제 예술감독 칼라 반 존(Carla Van Zon)은 2015년 축제의 핵심ㅤ주제는 문화적 다양성(Diversity)과 디아스포라이며, 이번 축제를 통해 뉴질랜드의 현재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국내 공연 중 〈HIKOI〉와 〈The Mooncake and The Kumara〉는 뉴질랜드의ㅤ과거 역사를 통해 현재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HIKOI〉는 뉴질랜드ㅤ정치적 변혁 시기인 70, 80년대에 마오리족ㅤ언어가 공식 언어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The Mooncake and The Kumara〉는 1920년대 이민자들과 마오리족에 대한 차별적 태도에 대항하여 삶의 터전을 만들어 나갔던 마오리ㅤ사람과 중국인들의 이야기이다. 두 작품 모두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사진 자료와 다큐멘터리 영상을 함께 전시하여,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칼라 반 존 감독은 축제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창작된 작품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축제가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역할이라고 이야기한다. 축제 프로그램은 공모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예술감독은 예술가들과 자유로운 만남과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축제 프로그램을 결정하며, 대부분의 뉴질랜드 작품은 축제와 단체가 공동 제작한 초연 작품이다. 해외ㅤ축제와 공동 제작을 하는 경우 해외 투어 후 뉴질랜드 초연으로 공연하기도 한다. 올해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인 〈I AM〉은 오클랜드 페스티벌이 아비뇽 페스티벌, 에든버러 페스티벌, 산티아고 아밀 축제와 공동 제작한 것이다. 해외 작품 중 인도 Can & Abel Theatre Company의 〈The Kichen〉은 시드니 페스티벌(Sydney Festival), 홀란드 페스티벌(Holland Festival)과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작년부터 아시아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소개하며 아시아의 이해를 높이고 관계ㅤ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 축제는, 2014년 중국 작품에 이어 올해 인도 작품을 선보였고, 2016년에는 한국 작품을 고려 중이다.ㅤ
예술축제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예술감독은 “축제는 예술가와 관객 사이의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하며, 동시에 모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한다. 즉, 기존의 아트센터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한 선택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클랜드의 아트센터에서는 마오리, 남태평양 지역의 작품들을 프로그래밍하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또한 실험적이고 난해한 작품에 대해서도 쉽게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축제야말로 관객들에게 늘 익숙한 것들이 아닌 새로운 작품들을 소개함으로 그들의 예술적 지평을 넓혀 주는 역할을 해야ㅤ함을 강하게 이야기한다. 올해 축제 작품 중 앞서 언급했던ㅤ〈I AM〉, 아크람 칸 컴퍼니의 〈iTMOI(in the mind of igor)〉, 베르디 멕베스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적 현실과 연계하여 인종적 갈등, 살상, 부패, 잔혹성을 담은 브렛 베일리(Brett Bailey)의 〈Macbeth〉는 뉴질랜드 관객들에게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작품이며, 실제로 관객들 사이에 작품에 대한 평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축제 관계자는 말한다.

오클랜드 페스티벌에서 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프로그램 중 하나는 ‘White Night’ (http://whitenight.aaf.co.nz)이다. 자정까지 도시 전체가 예술로 불이 밝혀지는 프로그램이다. 2011년 시작되었으며, 2014년에는 23,000명이 〈White Night〉에 참가하였다. 올해는 3월 14일 토요일에 진행되었는데, 오클랜드의ㅤ갤러리, 박물관, 도서관, 광장, 공원 등 100여 곳의 장소베뉴와 연계한 하룻밤 갤러리 프로그램으로서 수백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공연, 음악, 전시, 영화, 디지털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아티스트 토크,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등 모든 연령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무료로 운영되는 White Night 버스 중 하나에 올라타면 자정까지 갤러리순회를 통한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도시의 축제성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갤러리 관객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전 갤러리와 협력하여 진행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관객 개발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페스티벌 클럽이다. 시내 중심 광장에 마련되어 있는 축제 클럽에는 평소와 달리ㅤ대형 스크린, 종일 음악공연이 이루어지는 작은 무대, 임시 카페, 바ㅤ등이 설치되어있고, 한편에는 스피겔 텐트(Spiegeltent)가ㅤ세워져 밤에는 재즈, 록 등 음악 공연이 이어진다. 축제의 행정감독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인스(David Inns)는 축제 중 페스티벌 클럽이야말로 돈을 버는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축제에서 비용을 들여 평소 공연과 친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장으로 마련해 주는 것이라 한다. 축제 기간 내내 페스티벌 클럽에는 사람들에게 축제와 공연장을 안내해주는 미소가 가득한 얼굴의 한 노인을 만날 수 있었는데, 축제 관계자에 의하면 그는 광장의 노숙자로 이번 축제 기간 내 축제 광장 호스트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ㅤ며칠 전에는 티켓을ㅤ구입해 스피겔 텐트의 음악 공연을 관람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축제는 젊은 관객개발을 위한 후원제도를 별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축제의 초연 작품 제작이 많다 보니, 제작 전문인력이 필요하게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인력들을 키우기 위해 오클랜드 드라마 스쿨과 연계하여 프로듀서 인턴과 20여 명의 기술 인턴들을 축제의 스태프로 참여시키고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최근 젊은 대학생 관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축제 내 장애인 관객들을 위한 배려 또한 눈에 띈다.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축제의 몇몇 작품에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오디오 설명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며, 극장의 제일 앞줄은 안내견들을 위한 자리가 지정되어 있다. 축제팀은 축제와 예술작품들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개개인의 모든 관객들이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축제의 여정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며, 존 레논의 가사를 읊조린다.ㅤ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You may say I'm a dreamer (당신은 내가 꿈꾸고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But I'm not the only one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랍니다)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언젠가 당신도 동참하길 바라요)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에요)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ㅤ기간 중에는 공연예술 전문가들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동시에 운영된다. ‘TE MANU KA TAU’가 그것이다. 영어로는 Flying Friends라는 의미로 축제 기간 중 해외 공연예술 관계자 초청 프로그램으로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에서 운영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 Capital E National Arts Festival(웰링턴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어린이 공연예술 축제)의 공연과 별도 선정된 뉴질랜드 쇼케이스 공연, 라운드 테이블, 포럼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뉴질랜드 공연예술 작품들이 해외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 확대, 전문가 간 네트워크 구축, 장기적인 협력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트마켓과 유사해 보이나, 기존 여타 아트마켓과 달리, 소수의 참가자들 사이의 밀도 높은 관계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뉴질랜드 역사, 문화, 예술작품,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도와 친밀도를 높여주어 실질적인 네트워크의 기능을 만들어 준다.
2015년은 특히 아시아 시장 개척 및 아시아 네트워킹 확대를 위해 아시아 델리게이트를 초청하여 아시아 공연예술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포럼과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였으며,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에서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 협력 지원 정책의 내용들을 공유했다.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가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의 국가는ㅤ중국,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대만이다.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는 공연관계자들의 아시아 아트마켓 참가지원과, 시각예술 큐레이터들의 아시아 리서치 참가를 지원하며, 2014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되어 2015년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듀서 캠프의 참가를 지원하는 등 개별 전문가들의 아시아 리서치 및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ㅤ아시아와 뉴질랜드 아티스트, 단체, 프로듀서, 큐레이터 등의 장기적인 협력지원을 하는 Asia New Zealand Artform Exchange와 3개월간 레지던시를 지원하는 Artist Residencies,ㅤ뉴질랜드 아티스트와 아시아 포커스 6개국 아티스트와의 협력 프로젝트를 지원하는(2017년 7월 내 프리젠팅되는 프로젝트 지원) Asia New Zealand Co-commissioning Fund가 있다. 이ㅤ중 Artist Residencies 프로그램은ㅤ뉴질랜드 예술가들의 아시아 내 레지던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예술가들의 뉴질랜드 내 레지던시도 포함하고 있으며, 아시아 뉴질랜드 파운데이션(Asia New Zealand Foundation)에서 지원한다. 뉴질랜드의 대자연과 키위문화에 관심이 있고, 뉴질랜드 예술가들과의 협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뉴질랜드의 아시아 포커스에 눈과 귀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

[관련 링크]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Auckland Arts Festival) : www.aucklandfestival.co.nz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 : www.creativenz.govt.nz
Capital E National Arts Festival(어린이 공연예술 축제) : www.capitale.org.nz
아시아 프로듀서 캠프 : www.asianproducersplatform.com
아시아 뉴질랜드 파운데이션(Asia New Zealand Foundation) : http://asianz.org.nz


  • Can& Abel Theatre Company의 <The Kichen>
    Can& Abel Theatre Company의 〈The Kichen〉
  • Brett Bailey의 <Macbeth>
    Brett Bailey의 〈Macbeth〉
  • 국내 공연 중 <HIKOI>
    국내 공연 중 〈HIKOI〉


(사진: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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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