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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

[미국] 아모리쇼 2016, 뉴욕의 힘을 보여주다

주은영 (미술시장리서치컴퍼니 에이엠콤파스 대표)
  • Mayoral 갤러리 부스: Miro’s Studio
    Mayoral 갤러리 부스: Miro’s Studio
  • Paul Kasmin 갤러리 부스
    Paul Kasmin 갤러리 부스

아트페어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아트페어는 미술 시장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아트페어가 화려한 데뷔무대를 치르고 아트페어들이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면서 브랜드를 강화하는 동안, 아트페어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뉴욕의 아모리쇼는 그 명성이 다소 빛바랜 듯 보였다. 특히 런던발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가 성공적으로 뉴욕에 입성하고, ‘핫’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아모리쇼의 입지는 점점 더 작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미술 기자로 활동했던 벤자민 지노치오(Benjamin Genocchio)를 디렉터로 선임하면서 2016년 아모리쇼는 새롭게 비상하는 모습이었으며, 높은 세일즈와 참여 갤러리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를 뒷받침했다.

1994년 시작해 올해 22회를 맞이하는 아모리쇼 2016은 3월 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3월 3일부터 6일까지 피어 92 & 94에서 열렸다. 뉴욕의 허드슨 강가의 Pier 92와 94에서 열리는 아모리쇼는 컨템퍼러리 섹션과 모던 섹션으로 나뉘어 열리는데, Pier 94는 컨템퍼러리 섹션으로 113개의 갤러리들이 부스를 차렸으며, 모던 섹션인 Pier 92에는 55개의 갤러리들이 부스를 차렸다. 이 밖에 특별전 등을 포함하여 총 205개의 갤러리가 참여한 올해 아모리쇼는 참여 갤러리 수를 대폭 줄이면서, 이전에 비해서 좀 더 넓은 면적과 깔끔한 레이아웃을 선보이며 관람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아모리쇼는 기존의 미국과 유럽 갤러리들의 강세가 계속된 가운데, 아시아, 캐러비안 지역, 그리고 중남미 갤러리들의 참여가 증가했다. 특히 올해 아프리카 지역이 〈아모리 포커스〉로 선정되면서, 아프리카 지역의 갤러리 및 아프리카 작가를 소개하는 갤러리들이 눈에 띄었다. 〈Focus: African Perspectives〉라는 이름으로 Julia Grosse와 Yvette Mutumba가 기획한 이 전시는 단순히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선보여, 그들의 예술적 성과들과 내러티브를 통해서 지리적 유동성과 세계적인 연결고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드류 배리모어, 앤더슨 쿠퍼, 더스틴 호프만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들과 컬렉터, 미술계 인사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룬 아모리쇼. VIP 오프닝에서부터 올해 아모리쇼의 성공을 엿볼 수 있었다.


  • VIP 프리뷰에서 열린 로미나 드 노벨리스의 누드
퍼포먼스
    VIP 프리뷰에서 열린 로미나 드 노벨리스의 누드
    퍼포먼스

Galerie Alberta Pane 부스에서 진행된 이탈리아 퍼포먼스 아티스트 로미나 드 노벨리스(Romina de Novellis)의 누드 퍼포먼스는 VIP 프리뷰의 하이라이트 중 한 장면이었다. 500개의 하얀 장미로 가득한 철로 만든 우리 속에 나체로 갇힌 작가는 하얀 장미로 그녀를 가둔 우리를 꿰는 작업을 통하여 관객들이 그녀의 나체를 보는 것을 방지한다. 전체 박스가 흰 로즈로 감싸질 때까지 퍼포먼스는 계속되었으며, 8시간여가 지난 후에야 작가는 마침내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숨겨졌다. 샴페인 라운지에서 페어 기간 내내 이루어진 카로 아포키에르(Karo Akpokiere)의 드로잉 퍼포먼스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CRG Gallery, Sean Kelly Gallery, Lisson Gallery, Victoria Miro, Galerie Lelong 등 기존의 참여 갤러리 외에 Paul Kasmin Gallery, Rhona Hoffman Gallery, OMR 등 갤러리들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모던 아트와 20세기 미술의 2차 시장에 포커스를 둔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Pier 92의 모던 섹션 역시 Carl Hammer, Aicon Gallery, Marlborough Gallery, Mayoral 갤러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갤러리로는 컨템퍼러리 섹션에 국제갤러리가, 모던 섹션에 가나아트가 참여하였다.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와 함께 부스를 차린 국제갤러리는 이집트 출신의 여성작가 가다 아메르(Gadar Amer)의 작품들과 단색화 작가인 하종현, 권영우의 작품들로 부스를 꾸몄다. 모던 섹션에 참가한 가나아트는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장 뒤뷔페(Jean Dubuffet), 알리기에로 보에티(Alighiero e Boetti),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등 해외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몄으며, 이우환, 윤명로 등의 작품들도 함께 선보였다.


  • 가나아트에서 선보인 리히터와 쿠사마 작품
    가나아트에서 선보인 리히터와 쿠사마 작품
  • ean Kelly 갤러리에서 선보인 케힌데 와일리의 <Equestrian Portrait of Philip III>(2016)
    Sean Kelly 갤러리에서 선보인 케힌데 와일리의 〈Equestrian Portrait of Philip III〉
    (2016)

아트페어가 갤러리들의 주요 판매 플랫폼이자 홍보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갤러리들은 부스 설치 및 작품 선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아모리쇼에서도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부스들이 많이 있었는데, 모던 섹션에 들어서자마자 만날 수 있는 Mayoral 갤러리는 호안 미로의 작품들로 부스를 꾸몄는데 특히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주제로 전체 부스를 작업실로 만들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Pier 94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만나는 Paul Kasmin Gallery는 베르나르 베네(Bernar Venet)의 거대한 조각품을 설치했으며, Marianne Boesky 갤러리 역시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Split Star(2015)를 부스 한가운데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외부에 설치되어야 하는 스텔라 작품의 가격은 미화 850,000 달러로 Marianne Boesky 갤러리는 이 작품을 포함하여 부스 전체 작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작가들 중에서 국제무대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작가 중 하나인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의 최근작들이 여러 갤러리를 통해서 소개되었는데 그 특유의 색감과 인상, 그리고 거대한 사이즈는 컬렉터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으며 Roberts & Tilton, Galerie Daniel Templon, 그리고 Sean Kelly 갤러리는 페어 첫날 그의 작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역시 그 특유의 강한 인상과 색감으로 여러 갤러리를 통해서 선보여져, 가장 인기 있는 작가로 등극했다.


  • 아모리쇼 토크 프로그램
    아모리쇼 토크 프로그램

벤자민 지노치오가 디렉터를 맡으면서, 아모리쇼 토크 프로그램이 더욱 강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VIP 대상으로 열린 토크 프로그램 “How to Optimize the Unpredictable Art Market"은 저명한 아트딜러 제프리 다이치(Jeffrey Deitch), Athena Art Finance의 창업자인 안드레아 데니스(Andrea Danese) 그리고 뉴욕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스티브 쉰들러(Steve Schindler)가 한자리에 앉아 불확실한 미술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뉴욕에서는 로스코, 폴락 등의 위작 문제로 미술 시장이 시끄러운 모습이었는데 이 때문인지 컬렉터들이 어떻게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미술 시장의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계속되었다. 미술 시장은 항상 호황과 불황을 거듭했지만, 결국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제프리 다이치의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올해 아모리쇼의 세일즈 리포트를 보니 다이치의 말이 더욱더 실감이 났다.


더 이상 ‘힙’하지 못하다는 평가로 한동안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지 뉴욕의 오랜 강자인 만큼 아모리쇼는 꾸준히 세일즈를 기록했으며, 올해 아모리쇼는 깔끔한 프로그래밍과 높은 세일즈로 그 명성을 되찾는 듯 보였다. LA의 Spruth Magers 갤러리 디렉터인 사라 와슨(Sarah Watson)은 아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모리쇼는 대리인들이 아닌, 진짜 컬렉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힌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아트페어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아모리쇼의 힘이 발휘된 것 같다. 특히 올해 미화 1,000 달러의 작품부터 백만 달러를 훌쩍 넘는 작품까지 함께 소개되어 컬렉터들의 초이스를 넓힌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사진 제공: 에이엠콤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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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