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호보기
  • 구독신청
  • 구독자의견
  • 아르코발간자료
  • 인쇄
  • 맨위로 이동

지역 소식

[중부] 폐광이 예술광산으로 부활한 삼탄아트마인

이성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부권 문화협력관)
  • 삼탄아트마인 전경
    삼탄아트마인 전경
  • 중앙압축기실
    중앙압축기실
  • 삼탄뮤지엄
    삼탄뮤지엄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는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의 명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공간이다. 1962년부터 석탄을 캐왔던 우리나라 최대의 민영 탄광인 정암광업소는 석탄 산업이 사양화되면서 2001년 문을 닫게 된다. 이후 10여 년간 우리의 관심 밖에서 방치되어 오다가 문화관광체육부와 정선군이 전시기획 전문 회사인 ㈜솔로몬의 제안을 채택하고 130여억 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투입하여 2013년 5월 24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이곳을 삼척탄좌의 줄임말인 '삼탄'과 예술(Art), 광산(Mine)을 합쳐 삼탄아트마인으로 이름 지었다. 낡은 탄좌 건물의 탄광 기능 시설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 공간을 현대적인 예술 공간으로 꾸며졌다. 폐광 여기저기에서 흉하게 녹슬던 철근이나 먼지가 쌓이던 파이프 등 폐품도 작가의 손길을 거쳐 산뜻하게 재창조되었다. 삼탄아트마인이 탄광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탄광을 개조한 박물관 등 타 시설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지금까지 마스터플랜의 약 70%가 완성된 상태라고 한다. 전체 시설 중 본관동과 레일바이뮤지엄, 레스토랑이 개관되어 관람객에게 공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조성된 시설만으로도 보고 체험할 거리가 적지 않지만 공기를 압축해 지하 채탄 현장 구석구석까지 공급해주던 중앙압축기실을 '원시미술박물관'으로, 지상 수평갱도를 ‘동굴갤러리’로 각각 조성하고, 제2수갱탑과 보일러실 등도 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과제가 남아 있다.

본관동은 4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에는 예술놀이터, 다목적실(아트 체험, 세미나, 강의 및 영상회의실), 마인갤러리1(광원들이 작업용 장화를 씻던 세화장), 마인갤러리2(안전모에 달린 랜턴을 충전하던 방), 인포메이션과 아트숍을 갖추고 있고, 2층에는 마인갤러리3, 기획전시실, 3개의 수장고, 마인갤러리4(샤워장), 갤러리CAM2, 3층에는 삼탄뮤지엄 자료실, 현대미술관CAM1이 들어서 있고, 4층에는 매표소, 물품 보관소, 로비, 라운지, 아트레지던시가 있다.


  • 수직갱도 승강기
    수직갱도 승강기

레일바이뮤지엄은 삼척탄좌에서 캐 올린 석탄을 집합시키던 시설이다. 뮤지엄 중심에 직경 6m 깊이 600m의 원통형 수직 갱도가 있으며 수직 50m마다 수평으로 뚫린 갱도와 연결되어 있다. 수직갱도 100m마다 20톤의 석탄을 적재하여 운반하는 시설이 위치하고 있고, 위로 운반된 석탄은 수직갱도 입구에 설치된 컨베이어시스템에 자동으로 적재되어 선탄장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모든 설비는 컴퓨터와 연계하여 중앙 집중 제어시스템에 의해 관리되는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한 번에 400명의 갱내 작업자를 현장에 투입하여 연간 50만 톤을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시설이었다.
레스토랑832L은 탄광의 기계들을 제작, 수리하던 공장동 건물을 개조하여 조성된 공간으로 해발 832m에 위치한 점에 착안하여 이름 지어진 빈티지 콘셉트의 레스토랑이다. 과거에 사용하던 기계들이 와인바의 카운터나 테이블에 활용되거나 설치 작품으로 단장되어 이곳 역시 품위 있는 레스토랑의 격조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과거 탄광의 흔적이 물씬 배어 있는 이채로운 시설이다. 기타 시설로는 야외 공연장, 기억의 정원, 키즈 카페, 글라스 하우스, 치킨 카페가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부지 13,000평에 본관동(1,600평), 레스토랑(300평) 등 7개 건물을 합쳐 총 5,000평이며 규모와 시설 배치가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기에 뛰어난 조건을 지니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의 부지는 조계종, 시설은 정선군과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소유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부지와 시설은 종교단체와 공공기관이 나누어 소유하고 있으며 운영은 민간단체인 ㈜솔로몬에 위탁하여 일종의 민관 협업 체계를 기반으로 성립된 시설인 셈이다.
㈜솔로몬은 석탄을 캐던 탄광을 예술을 캐는 탄광으로 개념을 설정하고, 폐광을 개조하여 세계적인 명소로 부상한 독일의 ‘졸페라인’을 모델로 하여 경제개발의 한 축을 담당한 지역의 역사가 숨 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며 나가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을 처음 접했을 때 이곳이 탄광임을 알리는 높이 솟은 수갱탑에서 우리나라 산업화를 위해 수많은 광부들의 땀과 희생이 떠오르며 가슴이 묵직해졌고, 레일바이뮤지엄으로 들어가 수직갱도 입구의 거대한 엘리베이터를 보며 당시 광부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아 전율감이 든 것은 필자만의 남다른 경험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증명하고 있는 특별한 장소를 예술 공간으로 다시 숨 쉬게 한 삼탄아트마인이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공공자산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삼탄아트마인의 활성화 여부는 우수 콘텐츠를 얼마나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강원도 정선에서도 벽지에 자리 잡고 있는 삼탄아트마인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예술 콘텐츠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솔로몬의 김민석 대표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10만여 점의 미술품을 활용하여 전시하는 등 탄광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기반으로 우수 콘텐츠를 개발하여 삼탄아트마인을 예술 체험 및 창작 체험의 복합공간으로의 조성이 진행 중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올해 강원문화재단으로부터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작가들이 입주하여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옛 광부, 청소년 등)이 참여하는 벽화 작업을 전개하여 지역의 문화향유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콘텐츠 개발에 기여할 것이다.
삼탄아트마인을 찾은 관람객 등 2,000여 명이 자발적으로 후원 의사를 개진해 왔으며, 삼탄아트마인을 소개하는 수천 개의 자발적인 카페와 블로그가 만들어져 운영 중이란 점도 삼탄아트마인에 대한 공감과 지지가 확산되는 긍정적인 흐름이다. 삼탄아트마인에서 지난 4월 5일부터 9월 10일까지 개최된 삼탄아트마인 1주년 기념전인 《삼탄삼현(三炭三玄)》도 참가 작가들의 재능기부로 성사되었다고 한다.

삼탄아트마인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자립이 우선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솔로몬에 의하면 2014년에는 연간 운영비 대비 30%대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삼탄아트마인은 2013년 7월 입장을 유료화했고 이후부터 연말까지 40,000여 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삼탄아트마인이 약 70%를 완성한 마스터플랜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나머지 시설을 조성하고 이미 조성된 공간도 관람객이 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특히, 탄광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수직갱도를 미술관으로 바꾸어 관람객이 직접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하는 느낌이 든다. 마스터플랜의 완성은 삼탄아트마인이 추구하는 자립 운영의 구현은 물론 전국 최고 수준의 문화 관광 명소로 발돋움하는 데 열쇠가 될 것이다. 레일바이뮤지엄과 민둥산역을 연결하는 철로도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면 삼탄아트마인의 특별한 체험 관광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삼탄아트마인 인근에는 정암사가 위치하고 있다. 정암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명찰로써 연간 50만 명이 찾는다고 한다.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는 대규모 숙박시설을 갖춘 위락시설이다. 삼탄아트마인은 강원랜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예술로 순화시킬 수 있는 보완적인 성격도 지니고 있다. 정암사와 강원랜드를 연결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도 삼탄아트마인이 중점을 두고 있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삼탄아트마인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삼탄아트마인은 불리한 접근성이 공간의 특징으로 받아들여져 지금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충분한 차별적인 가치와 미덕을 이미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레스토랑832L 외부
    레스토랑832L 외부
  • 미술품 수장고
    미술품 수장고
  • 삼탄아트마인 1주년 기념 《삼탄삼현》 展
    삼탄아트마인 1주년 기념 《삼탄삼현》 展
아르코 로고

[기사입력 :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