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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

[호주] 2014년 호주 원주민 예술인상
(National Indigenous Arts Awards)

차신영 (해외통신원, 호주 Macquarie University 대학원생)
  • 왼쪽부터, 바트 윌로비(Bart Willoughby), 타이론 쉐더(Tyrone Sheather), 헥터 튜푸러 버튼(Hector Tjupura Burton), 데이브 알든(Dave Arden)
    왼쪽부터, 바트 윌로비(Bart Willoughby), 타이론 쉐더(Tyrone Sheather), 헥터 튜푸러 버튼(Hector Tjupura Burton), 데이브 알든(Dave Arden)
    (사진: 호주 abc뉴스)

호주예술위원회(Australia Arts Council)가 매년 수여하는 2014년 호주 원주민 예술인상(National Indigenous Arts Awards)에 총 4명의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호주예술위원회 산하 에보리지널, 토러스 해협 아일랜드 위원회가 수여하는 이 상의 수상자는 호주 각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 큐레이터, 매니저 등의 예술 패널에 의해 엄정하게 선정된다. 호주 예술계에서 호주 원주민 예술가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줄 호주 원주민 예술인상은 호주 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 예술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호주 원주민 예술에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이다. 5월 27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리앤 벅스킨(Lee-Ann Buckskin) 호주예술위원회 예술감독과 루퍼트 마이어(Rupert Myer) 의장을 포함해 토러스 해협 출신으로 유명한 배우 레이첼 메자(Rachel Maza) 등이 참석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 

1993년부터 에보리지널 및 토러스 해협 아일랜드 원주민 예술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명망 있는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레드 오커상(Red Ochre Award)에는 중앙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 거주지역인 아난구 피트잔트자트자라 얀쿠니트자트자라 (Anangu Pitjantjatjara Yankunytjatjara)의 아마타(Amata)출신 헥터 튜푸러 버튼(Hector Tjupura Burton)에게 돌아갔다. 

호주 예술인상 중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꼽히는 레드 오커상을 수상한 버튼 씨는 수상 소감에서 상금 5만 달러로 새 차를 구입해 호주 외딴 지역의 젊은 원주민 예술가들에게 전통 미술, 전통 창 제작기법, 스토리텔링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튼 씨는 아난구 법률과 문화의 수호자로, 그리고 현재까지 에보리지널 프로젝트를 활발히 이끌어가는 큐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북호주 아마타 근처 에보리지널 예술가들의 커뮤니티 예술 센터인 탈라 예술 센터(Tjala Arts Centre) 건립과 성공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아난구 거주지역의 원주민 예술 보존에 앞장서왔다. 
그의 대표적 작품으로 손꼽히는 〈Dark Heart〉는 남호주 예술 갤러리 천장에 설치되기도 했는데 호주 원주민 전통 창 제작 장인이기도 한 그는 이 설치물을 통해 얼음으로 변해버린 빗줄기를 창으로 만들어 갤러리 천장에 설치해 에보리지널 특유의 예술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미 NSW 아트 갤러리, 남호주 예술 갤러리, 빅토리아 국립 갤러리 등 호주의 대형 갤러리들은 경쟁적으로 그의 작품을 수집하는 등 그의 예술성을 높이 사고 있다.  

또한 호주예술위원회의 시드니 사무소에는 원주민의 혈족 관계를 애벌레의 탄생으로 형상화한 작품 〈The Anumara〉의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버튼 씨는 “우리는 그림을 통해서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이야기와 꿈을 가르치며, 이들은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옛 시절을 배우게 되고 전통을 이해하고 보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통역사를 통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18~26세 젊은 원주민 예술가에게 수여되고, 멘토링이나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대형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드리밍상(Dreaming Award)에는 올해 23세로 NSW 출신인 타이론 쉐더(Tyrone Sheather)가 그 영광을 안았다. 그는 NSW 북쪽 지역의 굼베인가(Gumbaynggirr country) 지역에 살았던 그의 증조부 이야기를 현대적 관점의 멀티미디어 예술로 접목시켰는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진, 영화, 프로젝션 예술, 그림, 텍스타일, 춤 등의 예술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원주민 예술의 고유성에 현대적 색깔을 입혔다는 평을 받았다. 17살에 이미 굼베인가 부족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영어가 아닌 굼베인가어로 촬영하기도 한 그는 최근에는 벨링겐(Bellingen, NSW)에서 단독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타이론은 2만 달러의 상금으로 호바트의 아트 뮤지엄 MONA에서 열리는 겨울 솔스티스 축제에 선보일 작품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는데, 〈Giidanyba(하늘의 존재들)〉이라는 제목의 이 공공 설치품은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빛과 음악으로 이루어진 2미터 크기의 대형 설치품으로, 인간의 형상을 한 로봇이라고 한다. 이 로봇들은 태초에 하늘에서 내려와 지식을 전파하는 신성한 존재들, 즉 그의 선조들의 지혜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2년에 걸쳐 4만 5천 달러의 예술 활동비가 지원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에는 데이브 알든(Dave Arden)과 바트 윌로비(Bart Willoughby)가 각각 선정되었다. 데이브는 멜버른 출신으로 5대에 걸친 그의 가족을 모티브로 하여 음악 공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선보였고, 현재 기타리스트이자 가수로 활동 중이다. 데이브는 심슨에서 부터 웨스턴 디저트(Western deserts), 아일랜드, 독일에 걸쳐 살고 있는 가족의 뿌리에 관하여 노래를 작곡하여, 이야기 형식의 투어 공연인 ‘데이브 알든 코카사(The Dave Arden Kokatha)’를 기획하고 있는데, 상금으로 이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한 명의 멜버른 출신 음악가로 한때 데이브의 스승이었던 바트 윌로비(Bart Willoughby)는 ‘No Fixed Address’와 ‘Mixed Relations’라는 호주 원주민 밴드의 창설 멤버로 펠로우십 수혜자로 선정되었다. 최근 멜버른 타운 홀 오르간을 연주하는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어 〈We Still Live On〉이라는 앨범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다큐멘터리 드라마에 삽입된 노래의 가사를 작사하고, 에이전시와 음반 계약을 체결한 최초의 에보리지널 뮤지션이다. 그는 ‘Hard Time Band’와 ‘Koori Youth Band’를 포함한 호주 원주민 밴드들과 공연을 거듭하며 호주 원주민의 독특한 음악적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힘쓰고 이들의 사회적 진출을 촉진하는데 가교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역시 4만 5천 달러의 지원비를 받게 되는 바트 씨는 호주 근교와 지방을 투어하며 다른 뮤지션 및 연사들과 공동으로 소규모 오르간 콘서트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상 소감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유럽의 문화, 종교의 아이콘으로 간주된 악기의 경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루퍼트 마이어(Rupert Myer) 호주예술위원회 의장은 기념사에서 호주 원주민 예술인상은 호주 예술계에 독보적인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원주민 예술가들의 창조적 노력과 영감을 더욱 고취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호주에 더욱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예술 활기를 불어넣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말했다. 독특한 예술성으로 호주를 넘어 세계에서도 그 가치를 점차 인정받고 있는 호주 원주민 예술의 끊임없는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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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