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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이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활성화를 위한 소고 

한동우 (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활성화를 위한 소고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이윤은 결국 소비자들의 구매로부터 발생한다는 점에서 모든 기업의 이익은 사회적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기업은 이익을 발생시킬 수 없으며, 투자자인 주주와 종사자인 임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이윤배당과 임금지불을 할 수 없다. 소비자의 선택은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에 의해 일차적으로 결정되지만,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갖는 이미지와 평판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법을 어기거나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통해 경영을 한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었다. 최근 배기가스 저감 장치에 관한 정보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의 주식이 급락하고, 소비자들로부터 각종 소송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상품 자체의 품질보다 기업의 도덕성과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기업들은 이미 상품 시장에서 타 기업들과 경쟁하고, 도덕성과 공정성 부문에서 사회 일반의 높은 의식 수준에 도달해야만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기업의 이러한 인식은 넓은 의미에서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개념으로 추상화된다. UN에서는 이미 지구협약(Global Compact)을 통해 전 세계의 기업들을 향해 기업이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권고하고 있으며,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서도 ISO26000을 통해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들이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기준을 지키도록 제안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내용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 사회공헌활동은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오다가,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공기업, 그리고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향토기업들에 이르기까지 활성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부족했던 우리나라에서 기업 사회공헌활동은 주로 소외계층을 돕는 자선적 기부나 자원봉사활동 영역에서 전개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영역이 조금씩 다양화되고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절대적 수준에서는 부족한 편이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 격년으로 발표하는 기빙코리아(Giving Korea)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기부금 비율은 전체 기부금의 5%에 못 미친다. 이에 비해, 사회복지 분야나 지역사회 분야, 교육/장학 분야에 대한 기부금 비율은 전체 기부금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기부금을 두고 시민사회 영역이 경쟁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닌가를 따지기 전에, 한국의 기업 사회공헌활동이 유난히 사회복지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에 문화융성을 경제부흥, 국민행복, 평화통일 기반구축과 함께 4대 국정기조로 선포한 바 있다. 문화는 국민들의 삶을 정신적으로 풍성하게 하는 요인이자 그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제도와 정책은 문화의 소산이며, 국민들의 가치와 문화적 경험에 뿌리를 둔 모든 제도와 정책들은 다시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선순환의 핵심요소로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정부가 문화융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한국사회에서 문화융성 혹은 문화예술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한다. 문화융성이 돈으로만 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한 사회가 향수하는 문화예술은 견고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문화예술가 개인과 단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공유된다는 점에서 사회의 다양한 부문이 문화예술 분야의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문화예술이 자칫 문화예술가 개인과 단체들의 개별적인 역량과 의지, 그리고 열정에 의해 일방적으로 생산되고, 시민들은 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그러한 사회는 결코 문화융성이라는 높은 차원의 삶의 질을 경험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업과 기업가의 관심과 참여는 너무나도 절실하다. 다행히 한국의 여러 기업과 기업가들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재정적 및 비재정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 개최를 지원하고, 예술가 개인과 단체를 후원하는 등 우리 주변에서 경험하는 많은 문화예술 기회들은 여러 기업들의 참여를 통해 현실화된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화예술 분야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주요 영역에서는 상당히 비켜나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기업 사회공헌 담당 조직이나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여러 조사에서, 한국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체로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의지가 중요한 요인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이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취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특정 기업으로의 편향을 극복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기업들이 문화예술 분야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기업에 대해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참여 방법을 알리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문화예술 분야에서 기업 사회공헌활동과 모금 영역의 전문역량을 키우고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기부와 관련된 연구들이 일관성 있게 시사하는 바는, 기부자들은 모금기관이나 단체의 요청에 의해 기부를 한다는 점이다. 문화예술 분야에 기부하기 위해서 미리 재원을 조성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과 기부자들은 막연한 수준의 기부의향을 갖고 있을 뿐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전문적인 경험과 기술을 갖춘 모금전문가들과 조직이 구성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이 분야에 대한 기업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러한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예술나무운동(Artistree) 등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 프로그램을 브랜드화하여 확산하는 노력은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더욱 조직화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기업 사회공헌활동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참여가 사회문제와 요구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며, 이러한 확신이 없으면 기업의 소중한 자원을 할당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문화예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프로그램과 사례들을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기업뿐 아니라 일반시민, 나아가 정부의 지원과 참여를 확대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동원되고 조직화되는 자원의 총량을 조사하고,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실적과 자료들을 축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프로그램은 과거의 기록에 대한 검토와 평가로부터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축적된 방대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구성함으로써,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동우
한동우

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기업복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욕구측정기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사회복지행정과 비영리조직을 연구하고 있으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포함하여 시민사회와 사회복지의 관계가 주요 연구 관심 주제이다. 현재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분과위원장직과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2005년도부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현해 기부문화연구소 부소장직을 맡고 있다. 2005년도부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 발표한 Giving Korea 기업사회공헌실태 조사의 연구책임을 맡고 있다. 최근 ‘조직적 관점에서 문화예술 분야 기부활성화 연구’, ‘복지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 ‘지역기반의 복지공급체계 구축’ 등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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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