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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이슈

문화유산의 활용을 통한 관광자원 활성화와 국격(國格) 제고
궁궐과 종묘, 콘텐츠와 결합하여 살아 숨 쉬다

이창근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진흥팀 PM, 축제 프로듀서)
  •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 - 경복궁 흥례문 미디어파사드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 - 경복궁 흥례문 미디어파사드


궁궐과 종묘는 조선왕실의 문화유산으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장 인상 깊은 방문지로 ‘명동’과 ‘고궁’을 선택하였다. 고궁은 이제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 시 필수코스로 각광받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기존의 궁궐 관람방식은 궁궐 내 전각과 행각 등의 주요 건축물 위주로 관람하는 것이었다. 궁궐 현장에서 과거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체험할 기회가 부족했다. 문화유산은 문화관광의 핵심적 요소로서 세계 각국에서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자원화의 노력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의 궁궐과 종묘는 후손들에게 소중히 물려줘야 할 문화유산이다. 동시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자원으로서 문화강국으로의 국가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문화재 활용이란 한마디로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원래 ‘문화재 활용’이라는 개념은 1997년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종래까지 문화재의 보존, 관리 위주의 정책에서 ‘활용’을 새로이 첨가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문화재 활용이란 문화재를 단순히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가치나 기능 또는 능력을 잘 살려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결국 문화재 활용은 문화재가 지닌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나 기능 또는 능력을 살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행위이다.1) 또한 문화를 통한 홍보의 수단으로서 그 민족의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인류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민족문화에 대하여 강조했던 박정희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는 1964년부터 1979년까지 ‘민족문화’, ‘민족문화예술’이란 용어가 문화정책의 핵심 영역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문화’ 및 ‘민족문화예술’이란 개념을 전통문화 속에 내재되어 발굴, 보호해야 하는 측면과 새롭게 창조해야 하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연설문에서 ‘문화’는 ‘민족문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2)
문화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고 그 수요 또한 많이 늘어날 것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의 규모도 계속 성장하여 국가 경제 기여도도 갈수록 커질 것이다. 나아가 정보기술이 발달할수록 문화콘텐츠의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3) 문화유산의 활용은 국가의 문화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문화유산이 자원으로써 활용될 때 그 지역의 정체성은 살아날 수 있고 존재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유산이 관광 자원화의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l 문화유산의 활용: 궁궐과 콘텐츠의 융복합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은 문화재 정책의 양대 축을 이룬다. 최근 문화재 향유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활용 측면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정책 요소로서 문화재의 적절한 활용은 바람직한 문화재 보존을 위한 중심과제로 인식되고 있다.4) 문화유산의 활용 정책은 문화재청에서 2009년부터 착수한 ‘살아 숨쉬는 4대 궁궐·종묘 만들기’ 사업을 계기로 가속화되었다. 이후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문화의 융성, 문화를 통한 융성”이라는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의 전승과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통문화는 우리 문화의 뿌리이며, 근원이고, 바탕을 이룬다. 전통문화의 대중화, 현대화, 세계화를 통한 영속적 전승과 계승이 곧 우리 문화의 발전이고, 문화융성 및 창조경제의 원천이기 때문이다.5) 
이러한 정책적 환경과 외래관광객 1,400만 명 시대에 궁궐과 종묘는 한국 관광의 핵심적인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의 4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종묘와 국보, 보물 등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고품격 관광자원으로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이다. 문화유산은 문화관광의 핵심적 요소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자국의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는 국가브랜드의 원천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노력이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심적 기능은 문화유산과 콘텐츠의 융화이다.

l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 ‘오늘, 궁을 만나다’

그동안의 문화유산 활용사업은 궁궐별, 계기별 이슈에 따라 진행되었는데, 이에 여러 프로그램을 통합한 축제형태로 개최하여 문화유산의 가치를 파급·확산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4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 전역에서 궁중문화축전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에 따른 개선사항을 보완하여 올해 5월 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0일까지 ‘오늘, 궁을 만나다’를 주제로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를 본격적으로 개최하였다.

궁중문화축전은 역사의 현장인 궁궐의 장소성과 조선 시대 문화예술의 정수였던 궁중문화를 결합하여 4대 궁궐과 종묘, 한양도성 등에서 34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각 궁궐의 특성에 따라 장소별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경복궁 ‘궁중의례를 만나다’, 창덕궁 ‘궁궐 속 자연을 만나다’, 창경궁 ‘궁중의 일상을 만나다’, 덕수궁 ‘궁궐 속 연희를 만나다’, 종묘 ‘왕실 제례를 만나다’ 등 세부주제로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는 조선 시대 문화예술의 정수인 궁중문화를 재조명하고, 궁궐의 장소성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자 문화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하였다. 또한 궁궐의 유·무형 문화유산이 현대의 첨단기술, 시대정신과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재탄생하고, 문화유산을 활용한 대표축제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다졌다.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

  • 창덕궁 연가
    창덕궁 연가
  • 첩종: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 종묘 묘현례
    종묘 묘현례


l 광복 70년 기념 문화유산 활용 축제 ‘위대한 문화유산, 미래를 열다’

올해는 광복 70년이 되는 해로서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광복 70년을 국민과 함께 축하하고 문화유산을 매개로 하는 국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8월 13일부터 30일까지 ‘위대한 문화유산,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경복궁과 덕수궁에서 광복 70년 기념 문화유산 활용 축제를 개최하였다.
경복궁 경회루에서는 경복궁 야간특별관람과 연계하여 경회루를 무대배경으로 야간공연 〈경회루, 성하盛夏에 물들어〉 야간공연을 진행하였다. 공연은 경회루(누각)와 경회지(연못), 만세산(섬) 등 경회루의 건축물과 경관을 실경(實景)으로 한국의 소리와 춤을 경회루에 최적화하여 선보였다. 덕수궁에서는 대한제국의 서양식 궁전이자 지난해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석조전의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미디어파사드를 진행했는데, 석조전의 역사적 장소성과 건축적 특성을 반영한 영상작품으로 구성하여 광복 70년의 역사를 담은 ‘빛의 옷’을 입혔다. 

이 밖에도 덕수궁 함녕전에서는 덕수궁의 대표적인 야간국악공연으로 자리매김한 〈덕수궁 풍류〉의 100회 특집공연을 진행하였고, 덕수궁 정관헌에서는 우리나라가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근대화 과정 속의 문학, 패션, 역사, 영화, 대중가요를 주제로 해당 분야의 명사를 초청하여, 그들이 저술한 책 이야기와 공연이 곁들여진 북 콘서트를 마련하였다.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현장인 궁궐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통해 우리의 근현대사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지켜 온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과 광복 70년의 감동을 많은 국민에게 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 덕수궁 석조전 미디어파사드
    덕수궁 석조전 미디어파사드
  • 덕수궁 풍류 100회 특집공연
    덕수궁 풍류 100회 특집공연

l 문화유산의 활용을 통한 문화융성과 전통문화의 세계화

연암 박지원이 강조한 ‘옛것을 본받아 새로움을 창조하라’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처럼 궁궐과 종묘의 가치를 보전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잠들어 있는 문화유산에 콘텐츠라는 숨을 불어넣어 살아 숨 쉬게 해야 한다. 문화유산이라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인 콘텐츠를 결합함으로써, 기존 건축물 위주의 관람방식에서 이제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도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궁궐과 전각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속에 담긴 원천자료를 콘텐츠(Contents)로 확장함으로써 궁궐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외래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궁궐과 종묘의 활용을 통한 관광자원 활성화 방안에 대해 관계전문가 20명을 심층인터뷰 기법(In-depth Interview)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궁궐·종묘의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궁궐별 역사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활성화, 궁궐 주요 전각의 개방 확대, 통합관리조직으로의 운영시스템 강화와 전문인력 확충, 활용사업의 중장기 종합계획 마련과 정책 실현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6)
궁궐 문화유산의 활용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개최한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사항은 발전시키고 관람객 모니터링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수문장 교대의식과 창덕궁 달빛기행, 문화유산 활용 미디어파사드 등 궁궐 활용 프로그램의 콘텐츠와 관람객 편의 여건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고품격의 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문화유산의 진흥과 활용을 위해 국민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문화재재단은 앞으로도 내·외국인이 궁궐을 쉽게 이해하고 우리 문화유산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화유산의 조화로운 보존과 활용을 통해 궁궐이 관객과 소통하는 문화융성의 장, 나아가서는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국격의 보고(寶庫)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1) 문화재청(2007), 『문화재 활용 가이드북』, 문화재청
2) 임학순(2012), 박정희 대통령의 문화정책 인식 연구, 『예술경영연구』, 21: 159-182
3) 박양우(2012),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정책의 추세 분석, 『예술경영연구』, 22: 299-332
4) 문화재청(2007), 『문화재 활용 가이드북』, 문화재청
5) 김창규(2013), 문화융성의 원천으로서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 『문화융성 실현을 위한 문화정책 종합토론회 자료집』,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6) 이창근(2015), 문화유산의 활용과 관광자원화 방안 연구, 『예술경영연구』, 35: 207-232

이창근

이창근
2005년 대중음악 라이브콘서트의 무대연출로 문화예술에 입문하였다. 이후 공연축제기획사를 거쳐 2006년 한국문화재재단(구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임용되어 〈경회루 연향〉, 〈조선왕실 궁중잔치〉, 〈종묘대제〉, 〈조선시대 어가행렬〉 등의 궁궐과 종묘를 활용한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특히 〈북악산 서울성곽 전면개방〉, 〈조선왕릉 UNESCO 세계유산 등재 기념행사〉, 〈광화문 복원 개문의식〉,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대회〉,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개관행사〉, 〈2014 대한민국 아리랑 대축제〉 등의 범국민적 문화유산 정책이슈에 따른 경축행사와 대형공연의 기획과 제작을 맡으며 역사의 어제와 오늘을 담아 미래에 전하는 전통문화콘텐츠기획자로 활약하였다. 여수엑스포와 런던올림픽을 치르고 2013년에 정부포상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폐회식」 연출작품 공모에 최우수상으로 당선되기도 하였다.

현재는 한국문화재재단의 문화예술실에서 올해 광복 70년 기념 문화유산 활용 축제를 마치고, 내년 봄에 개최될 제2회 궁중문화축전 20162016 문화유산 활용 미디어파사드의 총괄기획을 맡고 있다. 더불어 경희대학교에서 예술경영학 박사과정(문화정책, 공연예술, 축제)을 수학하며, 문화유산활용, 전통문화콘텐츠, 무형유산공연 분야에 관심을 갖고 논문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 한국문화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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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