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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이슈

2015 문화정책·예술경영분야
국제학술대회 STP&A
세계가 보는 문화정책과 산업, 그리고 문화예술의 가치와 측정

김인설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 2015 STP&A 의장 스티븐 보일
    2015 STP&A 의장 스티븐 보일
  • 2015 STP&A 오프닝 리셉션
    2015 STP&A 오프닝 리셉션

문화정책·예술경영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대회인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cial Theory, Politics & the Arts’(이하 STP&A)가 지난 12월 10일부터 3일간 남호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 Australia)에서 열렸다. 1974년부터 매년 열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STP&A 국제학술대회는 『사회이론과 정치, 그리고 예술』이라는 3개 영역을 중심으로 문화정책과 예술경영 분야의 세계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선진적 관점을 교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STP&A는 A&HCI 등재학술지인 ‘Journal of Arts Management, Law & Society’(JMALS)와 연계되어 매년 STP&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만을 엄선하여 특별호로 출간한다.

l 2015 STP&A를 통해 본 세계 연구 동향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열렸던 STP&A는 올해 최초로 호주에서 개최되었다. 학술대회가 열린 애들레이드의 남호주대학교(UniSA)는 150년의 전통을 가진 명문대학교로 호주에서 가장 혁신적이며 빠르게 성장하는 대학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한 이번 행사는 아시아와 문화예술교류에 있어 탁월한 리더십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Adelaide Festival Centre)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세계적 문화경제학자 데이비드 스로스비(David Throsby) 교수, 플린더스 대학(Flinders University)의 줄리안 메이릭(Julian Meyrick) 교수, ‘경영문화와 사람’의 저자 낸시 아들러(Nancy Adler) 교수의 특별강연과 『아시아 태평양의 문화적 맥락』 기획 세션 등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오후에는 주제별 논문발표로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중국, 싱가포르, 남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의 학자, 전문가, 대학원생들의 발표로 이루어졌다. 학술대회 기간 중 문화정책과 노동, 대중문화와 산업, 문화경제, 관객개발 등 총 33개의 하위 주제 아래 약 100개가 넘는 논문이 발표됐다.
2015 STP&A의 대주제는 『문화와 예술의 가능성과 가치창출(Arts and Culture: Building Capability and Creating Value)』로 문화예술과 사회, 정책, 산업, 교육, 노동, 인력, 축제, 관객참여, 기관과 조직, 평가, 가치측정,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등의 하위주제를 축으로 연구동향과 방법론적 고찰 등도 함께 다루어졌다. 특히 많은 논문의 기저에는 이미 국내에서도 계속된 화두였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와 측정,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조 강연자였던 데이비드 스로스비는 문화창조산업(cultural and creative industry)을 지탱하는 원천과 이에 대한 가치가 영역별로 왜 그리고 어떻게 확산되고 지속되는가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다루었다. 특히 창조산업에서 핵심역량으로 회자되는 ‘창의성(creativity)’에 대한 원론적 접근은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정의되어지는가를 거시적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스로스비는 문화창조산업의 원심모델을 통해 가장 중심에 자리한 것은 결국 (창의적) 예술임을 강조하며, 문화창조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산업클러스터에 대한 투자 외에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반드시 담보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스로스비의 강연 후 이어진 플린더스 대학의 메이릭 교수의 강의는 시장성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예술과 이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문화창조산업의 간극에서 생기는 정책적 문제점을 학술적으로 다루었다. 그는 『문화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이상적 유형분석과 통합적 보고(Telling the Story of Culture’s Value: Ideal Type Analysis and Integrated Reporting)』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최근 문화예술 영역의 공적 자금 축소 현상이 단순한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가 아닌 문화예술이 가지는 ‘가치’에 대한 잘못된 형식의 보고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질적연구와 양적연구의 논리가 아닌, 이야기와 통계를 어떻게 논리적이며 효과적으로 보고할 것인가에 대해 통합적 보고형식(integrated reporting)을 대안으로 내놓은 그의 강연은 문화예술의 가치확장과 전략이라는 면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날의 특별강연으로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의 CEO 겸 예술감독인 더글라스 고티에(Douglas Gautier)가 초청됐다. 애들레이드 페스티벌은 호주 남반구 최대 규모의 국제 예술축제로 호주공연예술마켓인 APAM, 애들레이드 프린지, WOMADelaide와 함께 연달아 개최된다. 2013년 10월에 대전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의 의장을 역임하기도 한 고티에는 비전과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화교류와 화합의 열쇠를 축제에서 찾은 그는 2007년부터 오즈 아시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경험을 청중과 공유했다.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는 남호주 대학교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문화예술 리더십 센터(Asia Pacific Centre for Arts and Cultural Leadership)를 함께 설립해 아시안 붐을 선도해나가기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고 인재를 양성 중이다.
고티에의 강연 이후 이어진 『아시아 태평양의 문화적 맥락』이란 주제하에 진행된 기획 세션은 남호주대학교와 STP&A가 초청한 중국, 싱가포르, 한국, 호주, 4개국의 초청 패널들의 짤막한 담론들로 이루어졌다. 중국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교(UIBE)의 우 첸총 교수, 싱가포르경영대학교(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의 과우 기안차우 교수, 남호주대학의 Bob Hawke Prime Ministerial Centre의 자니타 톰슨, 한국은 필자가 참여했으며 2015년 STP&A의 의장인 스티븐 보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 기조강연
    기조강연
  • 특별강연의 청중
    특별강연의 청중
  • 기획세션
    기획세션


l 2015 STP&A를 통해 본 한국의 학술적 역량과 가능성

2015년 STP&A는 세계에서 모인 학술대회 참가자 모두에게 ‘한국’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TP&A의 학술이사회 심사를 거쳐 대회 마지막 날 수상하는 최우수 대학원생 논문상과 우수 대학원생 논문상 모두를 한국인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최우수대학원생 논문상 수상자는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의 김진아 학생(지도교수 김인설)으로 비주류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작품활동 전략에 대해 작가 김광철의 사례를 다룬 논문이 선정됐다. 우수논문상에는 시애틀대학교 공연예술 및 예술리더십학과에 재학 중인 김보의 학생(지도교수 장웅조)의 시애틀 청년 오케스트라 참여자 동기를 분석한 논문이 수상했다. 대학원생의 연구를 독려하고 신진학자를 키워내는 목표를 가지고 시상하는 STP&A 대학원생 논문상이 모두 한국 학생에게 돌아갔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수확이다. 남호주대학교를 비롯하여 호주와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 세계 각지의 대학에서 수학 중인 대학원생들 사이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술적 노력과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자리였다.
이외에도 필자를 비롯하여 다수의 한국인 학자와 학생들이 STP&A를 통해 논문을 발표했다. 다뤄진 주제는 무용을 통한 지역의 가치확산(국민대 소병희 교수), 예술가의 포트폴리오 커리어와 기업가정신(경희대 박신의 교수), 예술 분야의 과학적 방법론 고찰(한양대 신혜선 강사), 북한의 문화취향(성균관대 안지언 박사과정), 5·18 국가폭력생존자와 예술치료(전남대학교 박지윤 석사과정) 등 참신하고 다양했다.
이를 통해 느낀 점은 한국의 문화정책·예술경영 분야는 비록 타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됐지만, 이 분야의 학문적 발전 가능성과 그에 대한 열정은 매우 뜨겁고 무한하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정책·예술경영의 미래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 페이퍼 세션
    페이퍼 세션
  • 최우수 대학원생 논문상 수상
    최우수 대학원생 논문상 수상
  • 수상자와 지도교수
    수상자와 지도교수


l 미래의 문화정책·예술경영 학자들을 위해 열린 세계 학술의 장

아마도 학술대회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신진 연구자와 중견 및 원로 학자들 사이의 연구에 대한 교류와 영감, 그리고 이에 따른 관점과 동력을 확장해 가는 것일 것이다. 특히 STP&A 국제학술 대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대학교수들이 보여주는 대학원생 연구에 대한 진지함이다. 이는 단순히 연구를 독려하는 것뿐 아니라, 이들의 연구가 학술지 게재까지 이어지도록 학회 차원에서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문적 뿌리와 줄기는 젊은 피의 수혈이 담보될 때 그 성장 가능성에 대해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 STP&A에서 포착된 주요 동향을 요약하자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예술에 대한 공공기금 지원 효과에 대한 연구로, 가치 측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기존의 사회과학적 통찰에서 어떻게 예술적 본질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가치를 효과적으로 정책결정자 또는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이다. 둘째는 예술가 또는 문화기획자의 모험적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다. 전자가 전통적으로 지속되어왔던 학계의 고민이었다면, 후자의 경우는 근래의 정책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차원의 논의라고 볼 수 있다. 1인 출판사, 5인 이하의 사회적 기업 또는 협동조합, 여러 가지 직업(예: 디자이너면서 교육가,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동시에 가진 예술가가 그 예다.   
이번 호주 애들레이드의 STP&A 국제학술대회는 남호주대학교의 노력 또한 매우 돋보였다. 학회 전날 계획된 주변 문화기관 투어와 대회 참여자를 위해 매일 마련되었던 음식과 커피, 그리고 와인은 정말 훌륭했다. 특히 학술대회 마지막 날 논문상 수여와 만찬을 위한 장소였던 마운틴 로프티 하우스(Mountin Lofty House)의 훌륭했던 저녁 식사와 눈물 나도록 아름다웠던 풍경은 세계 각국에서 참여한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 호주에 대한 좋은 인상과 함께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 2015 STP&A 만찬
    2015 STP&A 만찬
  • 마운틴 로프티 하우스 전경
    마운틴 로프티 하우스 전경

(사진: 2015 STP&A 운영위원회)



김인설

숙명여자대학교 기악과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한 후 미국 애크런 주립대학(The University of Akron)에서 예술경영 석사학위를, 오하이오 주립대학(The Ohio State University)에서 문화정책·예술경영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연구실 부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청소년문화포럼 편집위원, 한국문화경제학회 학술이사,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국제교류 이사, 광주문화재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커뮤니티 아트, 문화예술교육, 아트리더십, 문화 네트워크 및 거버넌스로 예술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사회자본 및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가 주요 관심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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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