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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이슈

창조경제를 위한 예술정책의 방향: 확장성과 활용성

장대철 (KAIST 경영대학 교수)
  • 믹스매치(Mix Match) 전시회 (사진출처: 아트젬마 http://www.artjemma.com)
    믹스매치(Mix Match) 전시회 (사진출처: 아트젬마 http://www.artjemma.com)


l 저성장의 시대와 창조경제의 도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경제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증거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일 것이다. 하지만 창조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시스템과 메커니즘이 잘 구축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혁신과 창조성을 본질로 삼고 있는 예술 분야가 경제 시스템 또는 산업 생태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여백으로 남아 있다.
융합과 통섭의 시대가 왔지만 아직도 예술이 다른 분야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된다.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서 예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예술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큰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l 예술 개념의 확장, 예술적 실험성의 강화, 그리고 문제해결형 예술의 확대

우선, 예술 관련 정책의 중심축이 예술 분야 자체의 생존과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예술의 영역을 좁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광역적으로 설정하고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필자는 “경영도 예술의 한 장르(?!)”라고 주장한다.
다양한 도전과 새로운 실험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가설들이 검증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지원의 결과가 예술적 다양성의 증가뿐만이 아니라 실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이어야 하고, 현실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만 창조경제와 예술이 연결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은 사람들을 예술영역으로 오게 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예술가들이 또는 예술이 영역 밖으로 그리고 사회로 진출한다는 의미가 더욱 강한 것이다.
이것은 예술을 향유한다는 측면보다는 예술을 가지고 삶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이 더욱 강조되는 것으로 ‘일상 속에서의 예술’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 예술의 산업화와 산업의 예술화

이와 함께 타 분야 간 협력을 통해서 타 분야에서의 예술 활용성을 높임으로써 예술 분야의 확장성이 강조될 수 있도록 정책이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현재 예술 산업에 대한 논의나 예술을 기업 경영에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전자를 예술의 산업화, 후자를 산업의 예술화로 부를 수 있겠다.

첫째, 예술의 산업화는 분업화를 통하여 효율성을 향상하고 시장규모의 확장을 통해서 예술 관련 영역을 확장하게 되는데 예술을 더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게 되며 예술 관련 분야와 일이 많아지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것은 예술의 긍정적 외부효과를 내재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과 관련된 많은 부분이 모듈화되어야 하는데 예술 과정과 결과물을 분리하여 생각하고 각각의 과정을 작게 나누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산업적 분업화가 진행될수록 분업화된 기능과 분야를 연결하는 조정적 또는 매개적 기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예술가들이 예술에 집중할 수 있게 하면서도 전체적인 관점에서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이러한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렇게 서로 다른 분야의 언어를 이해하고 통역해 줄 수 있는 일명 ‘브릿저(Bridger)’를 육성시키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예술의 산업화를 통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집단 지성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역량과 기술을 누적적으로 축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예술 자본을 양적,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게 되어 창조경제의 인프라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둘째, 산업의 예술화는 산업 각 부분의 예술성 또는 창조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예술 방법론이 각 산업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예술기반경영’이라고 부르는데, ‘경영에 예술 콘텐츠와 예술 방법론 등 예술의 요소를 적용하여 기업과 조직의 창조성을 향상하는 일련의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예술기반경영은 기존의 예술경영과는 다른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존의 예술경영이 경영을 예술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이라면, 예술기반경영은 예술을 조직 또는 경영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예술의 도구적 맥락을 강조하는 것이며, 기업의 내부적 문제에 대해서 통합(또는 통섭)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산업의 예술화를 통해서 예술의 활용성은 증가할 것이고 예술의 영역도 확장될 것이다.

l 예술의 계량적 효과와 예술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및 평가

마지막으로 예술정책의 방향성으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계량화를 통한 예술의 효과 분석과 예술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및 평가이다. 비록 예술은 계량화 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중요하고 계량화로 그 가치를 다 측정할 수는 없지만, 다른 분야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자원 분배 과정의 계량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큰 약점이 된다. 따라서 예술의 가치와 효과에 대한 단기적, 중장기적 효과 모두에 대한 계량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되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계량적 데이터는 앞서 언급한 예술의 확장성, 활용성 향상의 기초작업이 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예술을 단순히 개인적 향유에서 벗어나 조직과 사회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이 변화해야 한다. 이것은 예술 분야에도 의미 있는 일이며 창조경제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대철

장대철

KAIST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산업조직론과 경영전략을 전공하였다. 주된 관심 분야는 에너지 및 환경, 지속가능경영, 사회적 기업 및 협동조합, 문화예술 등의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영역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그리고 문화예술 관련 조직 및 단체에서 심사, 자문, 교육, 경영 컨설팅, 연구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였다. 본 고와 관련된 논문으로는 문화경제연구 Vol.16, No.2에 실린 “예술기반창조경영의 개념과 유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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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2.22]